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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건, 법인세 낮추고 불법파업엔 무관용…美 'O+S 위기'에도 경제 살려

[위기의 대한민국 리더십으로 넘어라]

< 상 > NEW 리더에 국운 달렸다 - 레이건·멀로니를 배워라

기름값 등 물가 뛰고 경기침체 속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외치며 집권

소득세 42%P 낮춰 민간에 '활력'

"임금 인상" 불법파업엔 해고카드

전화·TV·석유 등 가격 통제 완화

작은정부로 민간에 큰 시장 만들어





물가상승률 13.5%, 실업률 7.2%. 1970년대 오일쇼크 이후 집권한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맞닥뜨린 경제지표였다. 물가는 오르는데 경기는 침체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속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내건 슬로건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Let's make America great again)”였다. 그는 감세와 규제 완화로 대변되는 경제정책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를 무기로 스태그플레이션과 싸워 승리했고 미국이 1990년대 경제 호황기를 여는 초석을 마련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16년 대선에서 이 구호를 재사용한 것도 레이거노믹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 위해서였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처한 경제 상황은 레이건 전 대통령과 유사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이미 4월에 4.8%로 치솟아 13년 6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2개월 연속 4%대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에너지·곡물 등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설상가상 미국의 초긴축 통화정책으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300원을 위협하는 상황까지 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에서 2.5%로 낮췄다. IMF는 “성장이 느려지고 물가는 오르는 와중에 전쟁, 감염병, 긴축적 금융 환경까지 합쳐져 정책 입안자들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공격적으로 고물가를 잡으면서도 전폭적인 감세와 규제 완화를 단행하는 길을 택했다. 폴 볼커 당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신임 속에서 기준금리를 21%까지 올렸다. 지지율은 급락했지만 고통이 따르더라도 물가를 먼저 진정시켜야 한다는 것이 레이건 전 대통령의 신념이었다.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불법 파업에 단호하게 대처한 것도 물가를 잡기 위해서였다. 1981년 8월 미국 항공 관제사 1만 3000여 명이 파업을 결의했을 때 레이건 전 대통령은 ‘48시간 내 직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파면하겠다’고 경고했다. 항공 관제사들은 미국 공공노조에 속해 규정상 파업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압박에 복귀한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1만 1350명은 해고의 운명을 맞았을 뿐만 아니라 연방 공무원이 될 수 있는 기회까지 박탈당했다. 이런 대처는 법치주의 수호의 모범이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비대해진 공공 부문의 힘을 빼고 민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도 주력했다. 연방정부의 연평균 지출 증가율을 전임 정부 4.0%에서 2.5%로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민간 부문의 활력을 높이기 위한 감세 정책도 펼쳤다. 소득세 최고세율은 70%에서 28%로 대폭 낮아졌고, 법인세율도 48%에서 34%로 인하됐다. 그 결과 고소득층의 세금 납부액은 늘어나는 동시에 대다수 국민의 세금 납부액은 줄어드는 선순환이 일어났다. 최상위 10% 소득 계층이 납부한 실질 소득세는 1981년 1506억 달러에서 1988년 1998억 달러로 32.7% 증가한 반면 나머지 90%가 납부한 소득세는 1618억 달러에서 1491억 달러로 7.8% 감소했다.

레이건 전 대통령은 오일쇼크 당시 미국 민주당 정권의 석유, 천연가스, 케이블 TV, 장거리 전화 관련 가격통제 정책을 폐지했다. 금융 규제도 대폭 완화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 교수는 “문재인 정부 5년간 경제가 후퇴하다 못해 스태그플레이션까지 발생한 상황에서 윤 당선인은 경제위기를 인수받은 셈”이라며 “정부 실패를 딛고 경제의 기초 체력을 회복하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들이 서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레이건 정부를 거치며 물가상승률은 13.5%에서 4.1%로, 실업률은 7.2%에서 5.5%로 떨어졌다. 반면 직전 8년간 실질 경제성장률은 2.9%에서 3.5%로 상승했다. 경제가 정상화되며 빈부 격차도 줄었다. 2007년 달러 기준 연소득 1만 달러 미만의 저소득층 비중은 8.8%에서 8.3%로 감소한 반면 연소득 7만 5000달러를 초과하는 고소득층 비중은 20.2%에서 25.7%로 오히려 늘어난 것이 단적인 예다. 이에 민주당 소속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마저 “레이건 전 대통령은 비대해진 정부가 통제 범위를 넘어섰다는 사람들의 인식을 잘 짚어냈다”며 “사람들은 언제부턴가 미국에서 사라졌던 투명성과 낙관주의, 역동성과 기업가 정신을 원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도 재정이 아닌 민간 주도의 혁신 성장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 돈 뿌리기를 지양하고 2%까지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규제 혁신, 기업가 정신을 뒷받침하기 위한 노동·제도 개혁 등에 공을 들여야 하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정부의 방역 정책으로 인한 소상공인의 손실을 추정하고 그에 부합되는 금액을 지원해야지 30조 원, 50조 원 등 금액을 정해 놓고 지원하는 건 포퓰리즘”이라며 “시장경제 원칙에 맞는 정책을 수행하고 대중영합적인 정책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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