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면서 취임 후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양향자 의원실이 확보한 청문회 답변자료에서 한 후보자는 "검수완박 법안의 무리한 입법 추진으로 범죄자들은 죄를 짓고도 처벌받지 않고 힘없는 국민만 피해를 볼 수 있는 제도적 허점이 생겼다"고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검찰의 직접 보완 수사나 보완 수사 요구가 폐지된다면 사건 처리가 지연되고 책임 소재가 불명확해진다"며 "중요범죄의 대응 역량도 저하되고,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일반 서민들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리 판단이 어려운 사건에서 검사의 수사 경험과 역량을 활용할 수 없게 되면 범죄 대응 역량이 떨어져 처벌 공백이 생겨날 수 있다는 취지다.
한 후보자는 지금은 검·경 수사권 조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새로운 형사사법제도의 안착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형사사법제도의 안착과 국민 불편 해소가 급선무인 상황에서 제도의 근간을 또다시 변경할 경우 국민들만 막대한 불편을 감수해야 할 우려가 있다"며 "결과적으로 검수완박이 되면 가장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실무 체계를 정비하고, 가능한 수단을 신중히 검토해 대응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자는 검찰 수사권을 단계적으로 모두 폐지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을 만들어 이를 대체하는 여당의 구상에 대해서도 우려의 뜻을 나타냈다.
한 후보자는 "중수청을 설립해 검찰의 수사 기능을 박탈하는 것은 사실상 검찰청을 폐지하는 법률"이라며 "수사권 조정에 따라 수사 지휘 기능이 없어진 상황에서 필요·최소한의 검찰 수사 기능마저 박탈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국 중 27개국에서 헌법 또는 법률로 검사의 수사 기능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가의 법률가인 검사의 수사를 제도적으로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선진법제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라고도 비판했다.
한 후보자는 이러한 의견을 국회 청문회에서도 적극적으로 개진할 전망이다. 그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검수완박 법안을 공포한 뒤에도 "입법·공포의 문제점과 대책에 대해 청문회에서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의견을 상세히 말씀드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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