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잠룡들이 최근 여야 합의로 국회를 통과한 국민연금 개혁안을 두고 “청년 세대들의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며 비판하며 청년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연금제도를 전면 손질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청년층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나경원·윤상현 의원은 11일 국회에서 열린 연금개혁청년행동 주최 ‘연금개학 규탄집회’에 참여해 모수개혁(보험료율 13%·소득대체율 43%)을 골자로 한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날 집회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했던 역사 강사 전한길 씨도 참석했다.
김 전 장관은 발언대에 서서 “연금개혁을 했지만 청년들에게 가혹한 부담을 더 많이 지우는 개악이 돼버렸다”며 “여야 합의로 이뤄졌기 때문에 당연히 시행되고 존중돼야 하지만, 이번 연금개혁은 이대로 끝내고 받아들일 수 없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3%(소득대체율)를 더 받겠다고 청년들에게 수천 조의 빚을 떠넘기는 양심없는 어른들이 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 시대에 절망하는 청년들을 생각하며 오늘 이 자리에 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대선 출마 선언을 앞둔 나 의원은 집회에 참여한 청년들을 향해 “모두 연금개혁안에 동의할 수 없지 않느냐”고 물은 뒤 “지금 연금개혁안은 (고갈 시기를) 9년 늦췄을 뿐이지 여러분들이 내는 연금을 기성세대가 가져 가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저는 연금 주머니를 ‘신연금, 구연금’으로 따로 만들자고 주장했다”며 “청년이 공감하는 연금개혁이 국회 연금개혁특위에서 제대로 논의될 수 있도록 여러분과 뜻을 같이하겠다. 여러분의 연금 주머니를 지켜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윤 의원은 이번 연금개혁안을 “부모가 자식에게 빚을 물려주는 구조”라며 앞서 법안이 처리된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그는 “미래세대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연금개혁을 멈춰야 한다. 지금 멈추지 않으면 청년들에게 희망을 빼앗는 자충수가 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저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거부권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청년을 위한 개혁이 아니라 청년이 참여하는 개혁이 돼야 한다”며 “자동안정화 장치를 만들고 퇴직연금 가입을 의무화하는 구조적인 개혁안을 담아내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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