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특수와 함께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던 네이버, 카카오(035720) 등 국내 양대 인터넷 기업이 올 들어 주춤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5년 간 매 분기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했던 카카오는 올 1분기 처음으로 전 분기 대비 역성장으로 돌아섰다. 네이버 역시 코로나 기간 동안 보여준 성장세에 못 미치긴 마찬가지다. 반등 모색이 시급한 상황에 올 3월 새로 취임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와 남궁훈 카카오 대표 두 수장의 리더십이 본격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카카오는 올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조6517억 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밝혔다. 지난해 4분기 대비 8% 줄어든 수치다. 지금까지 19분기 연속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이어갔던 카카오의 기록행진도 역성장을 보인 올해 1분기 매출에 발목이 잡혔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 전 분기 대비 49% 증가한 1587억 원을 기록했다. 웹툰·웹소설 부문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이 이전만큼의 성장세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톡 기반 커머스·광고 사업인 ‘톡비즈’ 매출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앞서 카카오는 올해 톡비즈 매출이 지난해에 버금가는 40%대 성장률을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올 1분기 톡비즈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는 데 그친 4610억 원을 기록했다. 카카오는 1분기가 광고 비수기라는 계절적 요인과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대외 요인 탓에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에 앞서 실적발표를 했던 네이버 역시 시장 기대에 못 미쳤다. 네이버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늘었으나 전 분기 대비 4% 줄어든 1조8452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증권사 전망치인 3416억 원을 10% 밑돈 3018억 원을 기록했다. 광고나 콘텐츠 분야에서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영향도 있지만 임금 인상과 마케팅 비용이 급증한 탓도 컸다.
올 3월 나란히 새 출발한 최 대표와 남궁 대표 모두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숙제를 안고 시작하게 됐다. 공통적으로 메타버스를 비롯한 글로벌 웹툰·웹소설 사업 확대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남궁 대표는 카카오톡의 변신에, 최 대표는 일본 커머스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남궁 대표는 이날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지인 중심, 목적 지향적인 카카오톡의 정체성을 관심사 기반으로 확대 개편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카카오톡을 다양한 사람들이 만나 놀이터처럼 즐길 수 있는 개방형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글로벌 서비스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또 카카오톡을 활용한 수익모델도 확대할 계획이다. 남궁 대표는 “예를 들어 상태메시지에 ‘오늘 하루 힘들었다’고 표시하면 친구들이 힘내라고 건강식품, 방향제 등 선물을 보낼 수 있다”며 “개인 상태, 취향을 고려한 커머스는 온라인 침투율이 올라갈 여지가 높아 쇼핑, 광고 수익으로 연결될 것이라 보고 있다”고 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출범한 라인-야후재팬 통합법인을 기반으로 일본 커머스 사업의 본격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연내 네이버와 야후가 공동 개발 중인 쇼핑검색을 출시하는 등 국내에서 쓴 성공 사례를 일본 시장에서도 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최 대표는 “일본 온라인 쇼핑 시장은 규모 면에서 한국의 3배, 침투율은 3분의 1이다”라며 “일본 메이저 포털인 야후, 최대 메신저 라인과 협력해 검색, 커머스, 결제로 이어지는 흐름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 국내를 능가하는 수익을 창출해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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