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간 해외 주식 투자자들의 관심은 테슬라, 알파벳, 아이온큐 등 미국 대표 기술주에 집중됐다. 최근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 인상 우려에 기술주에 대한 투심이 냉랭하지만 서학개미들은 저점 매수 기회로 판단하면서 기존의 투자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술주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ETN)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대거 오른 점도 특징적이었다. 직전 주 1위에 올랐던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ETF(TQQQ)는 2위로 밀려났고, 대신 테슬라(TSLA)가 1위 자리에 올랐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4월 28일부터 지난 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테슬라였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위해 테슬라 주식을 매도해 주가가 하락하면서 저점 매수를 노리는 해외 주식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일주일 만에 총 84억 달러(약 10조 6000억 원) 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은 지난 한 주 간 테슬라를 4억 409만 달러(약 5117억 원)순매수했다.
매수 2위는 TQQQ였다. TQQQ는 나스닥100지수의 일간 등락률을 3배 추종하는 ETF다. 추종하는 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이익을 거둘 수 있지만, 반대로 1% 내리면 3%의 손실을 보는 구조의 상품이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 인상 움직임, 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증폭되며 나스닥100지수 조정 폭이 커지자 개미들은 TQQQ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학개미들은 TQQQ를 1억 8325만 달러(약 2320억 원) 순매수했다.
매수 3위는 SOXL이다. 서학개미들은 이 기간 SOXL을 2734만 달러(약 346억 원) 쓸어 담았다. SOXL은 엔비디아·마이크론(MU) 등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을 대거 담고 있는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를 3배로 추종해 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된다. 반도체 종목들의 반등을 기대하고 서학개미들이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반도체 버블 논란에 SOXL은 21일부터 27일까지 16.25%나 빠진 바 있다.
지난주 순매수 결제 4위 종목에 이름을 올린 종목은 양자컴퓨터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아이온큐였다. 아이온큐는 지난 일주일 동안 주가가 9.74% 하락했지만,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2450만 달러(약 310억 원) 사들였다. 같은 기간 7월 주식 분할을 앞두고 있는 알파벳 A는 2058만 달러(약 260억 원), 비트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655만 달러(약 82억 원) 순매수했다.
미국 기술주를 추종하는 ETN 상품에도 매수세가 쏠렸다. 미국 기술주 15개 기업의 등락률을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 이노베이션 3X 레버리지 ETN(BULZ)과 미국 기술주 10개 종목을 3배로 추종하는 BMO 마이크로섹터 FANG플러스 지수 3X 레버리지 ETN(FNGU) 역시 해외 종목 순매수 상위권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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