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5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인상 정책에 짓눌리며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번주 2680선 후반에서 거래를 시작했던 코스피는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결정에 4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650선이 무너졌다. 특히 한번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대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장이 선을 그었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투자 심리가 얼어 붙었다. 이외에도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 조치 등에 따라 국제 원유 값이 급등하며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다음주에도 변동성이 큰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예상 밴드를 2630~2750선으로 제시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번주 코스피는 지난주 29일 종가(2695.05) 대비 50.54포인트(1.91%) 떨어진 2644.51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주 2680선 후반에서 거래를 시작했던 코스피는 FOMC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에 4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특히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이 결정된 후에도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며 증시를 짓눌렀다. 제롬 파월 의장이 0.75%포인트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일축했음에도 현재 시장에서는 6월 자이언트 스텝이 발생할 확률을 87.1%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 4일 74.5%보다 12.6% 가량 오른 것이다. 7월까지 총 1.25%포인트 인상 확률도 지난 4일 73.2%에서 86.9%로 13.7% 가량 증가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5월 FOMC 이후 안도감은 하루 만에 종료되었다”며 “시장이 6월 자이언트 스텝에 대한 가능성을 높게 점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세도 이어졌다. 이번주 외국인과 기관은 각 8951억 원, 1조 1450억 원을 팔아치웠다. 개인 홀로 1조 9585억 원을 매수했지만 지수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가 이어져 각 2402억 원, 3960억 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에서도 개인의 매수세는 이어져 홀로 6576억 원을 사들였다.
다음주에도 당분간 불안한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다음주 코스피 주간 예상 밴드를 2630~2750포인트로 제시했다. 주식 시장의 가장 큰 우려 요인이었던 미국의 긴축 강도에 대한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되었으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안감이 아직 남아있다는 것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11일(현지 시간) 발표될 4월 미국 물가지표에서 유의미한 물가 상승 둔화를 확인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다.
EU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금지 등으로 국제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있는 것도 부정적이다. 김 연구원은 "대러 제재 방안으로 에너지 가격 또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4일(현지 시간) EU의 러시아 경제 재제 발표 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5.40달러(5.3%) 오른 배럴당 107.8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김 연구원은 “물가 및 긴축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완전히 걷혔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수는 향후 2~3개월 간 물가 안정을 확인하며 단계적으로 상단을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보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 상승과 함께 기대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는 구도 형성이 중요하다”며 “당분간 섣부른 투자 결정보다는 보수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다만 중장기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높은 대형주의 분할 매수 방법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실적 개선세가 병행되는 자동차, 철강·금속, 정유·화학, 상사 업종 등을 주요 관심 대상으로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안전하고 실효성 높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문 연구원은 “낮은 변동성을 갖춘 고배당 주에 집중해야 한다”며 “이익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섹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에너지, 경기소비재, 산업재, IT, 헬스케어, 우주항공, 메타버스 등 성장이 예상되는 주식을 기반으로 중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상반기 가격 조정 시 비중을 확대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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