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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요커의 아트레터] 5월 뉴욕경매 한눈에 보기

불안한 경제지표 속 미술시장 향방

워홀,바스키아 대표작 출품 화제

다수의 '여성' 아티스트 주목해야

에드가 드가(왼쪽부터), 마크 로스코 등의 작품이 포함된 '앤 배스 컬렉션'을 경매에 올리는 크리스티 뉴욕의 프리뷰 전경.




전 세계 미술 관계자 및 컬렉터들이 뉴욕을 찾고 있다. 뉴욕의 메인 경매 시즌인 5월이기 때문이다. 5월 첫 주는 나다(NADA), 인디펜던트(Independent Art Fair), 테파프(TEFAF)와 같은 굵직한 아트 페어로 시작했고, 둘째 주부터는 3대 메이저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Christie’s), 소더비(Sotheby’s), 필립스(Phillips)의 메인 세일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번 5월 뉴욕 경매는 여러 의미에서 중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긴축 재정 정책 속에 화폐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 포스트-코로나 시점에서 미술 작품이 대체 자산으로 더욱 부각되는 중이다. 하지만 시장 경제의 불안한 상황 속에서 미술시장은 어떤 영향을 받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들어 1차 시장(프라이머리 마켓)에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작품들이 2차 시장(세컨더리 마켓)으로 출품된 경우가 많아, 단기 이익을 노리고 투기적으로 접근하는 ‘단타족’과 작품 가격에 거품을 부추기는 소수의 ‘메가 컬렉터’에 대한 비판 여론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또하나는 최근 3년만에 열린 2022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한 다수의 아티스트 작품들이 경매에 출품된 현상이다. 경매에 나온 작품들이 세계적인 권위를 가진 미술행사의 뒷받침 아래 가격에서도 탄력을 받을지는 이번 경매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예상가 2억 달러로 추정되는 앤디 워홀의 마릴린 먼로 초상화 ‘Shot Sage Blue Marilyn'(1964)이 출품됐다. 이 작품을 포함한 '토마스·도리스 암만 컬렉션'의 판매수익은 전액 아동 의료 복지 및 프로그램 설립을 위해 기부될 예정이다.


크리스티는 이번 5월 경매를 위해 대형 컬렉션 세일을 기획했다. 오는 9일(현지시간) 토마스·도리스 암만의 컬렉션(The Collection of Thomas and Doris Ammann) 이브닝 세일을 시작으로, 10일에는 ‘21세기 미술’의 이브닝 세일, 12일에는 앤 배스 컬렉션(The Collection of Anne H.Bass), 14일 로잘린 제이콥스(Rosalind Gersten Jacobs) 멜빈 제이콥스 (Melvin Jacobs)의 초현실주의 컬렉션 세일을 진행한다. 이 중 제일 관심받고 있는 토마스·도리 암만의 컬렉션 이브닝 세일의 출품작 중에서는 앤디 워홀(Andy Warhol)의 마릴린 먼로 초상화 ‘Shot Sage Blue Marilyn'(1964)이 있다. 추정가 2억 달러로 예상되는 이 작품은 한동안 미술시장에서 주춤했던 워홀 시장을 부활시키는 촉매가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12일 진행될 앤 배스 컬렉션 세일에는 에드가 드가(Edgar Degas)와 클로드 모네(Claude Monet)를 비롯해 60년대 초반 마크 로스코(Mark Rothko)의 빨강과 오렌지색 추상 페인팅 2점이 출품됐다.

10일(현지시간) 열리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 출품된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화가 주요 작품으로 전시 중이다.


소더비는 크리스티보다 한 주 뒤인 17~20일 메인 세일을 진행한다. 그중 19일 저녁의 이브닝세일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유독 2022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현재 전시중인 작가들의 작품이 대거 출품됐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미국관 대표작가 시몬 리(Simone Leigh)의 조각, 역시나 베니스 비엔날레에 참가한 하우저앤워스 갤러리 전속작가 크리스티나 퀄스(Christiana Quarles)의 회화가 출품됐다. 지난해 휘트니미술관과 LA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가졌던 제니퍼 패커(Jennifer Packer), 최근 뉴욕 하우저앤워스에서 개인전을 연 에브리 싱어(Avery Singer), 21세기의 바스키아라 불리며 작년 휘트니미술관의 회고전이 관람객으로 북적였던 줄리 메레투(Julie Mehretu)의 그림들도 새 주인을 찾는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여성’ 아티스트라는 점이다.

18일(현지시간) 열리는 필립스 뉴욕의 ‘20세기 & 현대미술 이브닝 세일’에 출품된 바스키아의 ‘무제'(1982). 바스키아의 빅 컬렉터로 알려져 있는 유사쿠 마에자와가 위탁한 작품이다.




필립스는 소더비와 같은 5월 둘째 주 18~19일 이틀간 경매를 연다. 단연 눈길을 끄는 작품은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무제'(1982)다. 예상가 7000만 달러에 이르는 이 거대한 페인팅은 가로 길이만 5m가 넘는다. 바스키아 본인 스스로도 최고의 페인팅을 그렸다고 말했던, 최고 전성기인 1982년에 제작된 작품이다. 위탁자가 일본의 억만장자 컬렉터인 유사쿠 마에자와(Yusaku Maezawa)인 것이 작품의 가치를 더 끌어올릴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이 작품을 6년 전 크리스티 경매에서 5700만 달러에 구입했다. 5년 전에는 소더비 경매에서 1억 달러를 주고 또다른 바스키아 작품을 구매하면서 명실상부 ‘바스키아 슈퍼 컬렉터’로 명성을 쌓았다.

필립스는 젊은 이미지를 추구하는 경매회사답게 젊은 신진 여성작가의 작품을 다수 확보했다. P.P.O.W갤러리의 로빈 윌리엄스(왼쪽부터), 데이비드즈워너 갤러리의 리사 유스카비지, 레이첼 우프너 갤러리의 힐러리 페시스, 샤라 휴즈의 작품이 새 주인을 기다린다.


첫날 이브닝 세일을 비롯해 다음날 진행되는 데이 세일에서도 여성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보인다. 젊은 이미지를 추구하는 경매 회사답게 필립스는 젊은 작가인 힐러리 페시스(Hilary Pecis), 사라 휴즈(Shara Hughes), 로빈 윌리엄스(Robin F.Williams), 제나 그리본(Jenna Gribbon), 클로에 와이즈(Chloe Wise)의 작품을 가져왔다. /글·사진(뉴욕)=엄태근 아트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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