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랩(053800)이 최대주주인 안철수(사진)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국회의원 출마로 들썩이고 있다. 안 위원장의 총리 인선설 재료가 소멸하며 제자리를 찾아가던 주가가 또 다시 '정치 테마'로 뜀박질을 시작한 것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안랩은 지난 6일 전장보다 3.80% 오른 11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7일부터 7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한 것으로, 이 기간 주가는 18%나 뛰었다.
안랩 지분을 18.6% 보유한 최대주주인 안 위원장이 경기 분당갑 재보궐 선거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이 투자심리를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안 위원장은 이날 경기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위원장이 보궐선거 출마를 통해 원내에 진입, 당내 세력 기반을 다지고 향후 당권 도전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안 위원장은 "분당갑은 제게 제2의 고향이고, 제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안랩이 있는 곳"이라며 "저는 IT산업 1세대이자 창업벤처 1세대 신화의 주인공으로서 분당의 미래 가치를 더 확장하고 도약시킬 수 있는 최고 적임자"라고 말했다.
안랩은 창업자인 안 위원장과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정치가 개입할 때마다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올해는 대선 후 안철수 위원장 총리 인선설을 연료삼아 주가가 150% 폭등했다. JP모건시큐리티즈와 미국 퍼스트트러스트 등 외국인 투자가들이 대거 사들이면서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그러나 안 위원장이 총리 자리를 맡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는 급하강하며 투자심리가 크게 꺾였었다.
증권가에서는 안랩 주가가 본업의 가치평가가 아닌 테마로 움직인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각 기업의 실적이나 지배구조의 건정성, 장기 사업계획 등 실체가 있지 않은 것에 대한 투자”라며 “당분간 안랩 주가가 어지러운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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