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9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지금과 같은 수준의 연구비 지출을 이어갔으면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맥밀런 교수는 이날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 당선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한국 GDP(국내총생산)에서 연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세계를 이끌어가는 수준"이라며 이같이 답했다. 맥밀런 교수는 취임을 앞둔 윤 당선인과 면담하기로 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한국에서 아직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지 않아 국가의 과학 역량이 부족하다고 보는 견해와 관련, "말도 안 되는(crazy) 생각"이라며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한국에는 (노벨상 수상 후보로) 강력한 3명이 있고, 15년 내 2명 정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수상은 중요한 것이 아니며 운도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맥밀런 교수는 서울 성북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본원에서 KIST 연구원 등을 대상으로 초청강연을 열었다. 강연에서 그는 스코틀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자라나 미국에 유학해 노벨상을 받기까지 삶을 소개하고, 자신의 연구 분야인 비대칭 유기촉매(asymmetric organocatalysis) 반응에 대한 개략적 설명을 했다.
맥밀런 교수는 이어진 연구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를 기반으로 연구성과를 평가하는 국내 관행에 대해 "가장 싸고 간편한(cheap and simple)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숫자는 중요하지 않으며 영향력 지수를 토대로 커리어를 키우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연구원에게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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