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민영 완성차 업체인 지리자동차가 르노코리아자동차의 지분 34%를 인수한다. 올해 초 지리와 르노가 친환경 신차를 함께 개발해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에서 생산하기로 한 데 이어 협력 관계가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르노코리아는 지리그룹 산하 지리오토모빌홀딩스가 르노코리아 지분 34%를 취득하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다만 지리그룹의 지분 참여 이후에도 르노그룹의 최대주주 지위는 유지된다. 이에 따라 지리오토모빌홀딩스는 르노그룹에 이어 르노코리아의 2대 주주가 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르노코리아 지분은 르노그룹이 80.0%, 삼성카드가 19.9%, 우리사주조합이 0.06%를 보유하고 있었다. 구체적인 지분 구조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분 거래 후 삼성카드의 지분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 들어 르노코리아를 매개로 한 지리차와 르노의 협력 관계는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올 1월에는 한국 시장을 겨냥한 하이브리드 신차 등 합작 모델 출시를 골자로 한 상호 협력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리그룹은 스웨덴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개발한 ‘CMA 플랫폼’과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제공한다. 르노그룹이 차량 디자인을 담당하며 르노코리아 연구진이 국내 수요에 맞는 첨단 기능을 개발하는 식으로 협력이 진행된다. 합작 모델은 르노코리아의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2024년 국내에서 먼저 출시된다. 이후 글로벌 시장에 수출 가능성도 모색할 계획이다.
스테판 드블레스 르노코리아 대표는 “지리그룹의 이번 지분 참여 결정은 한국 시장의 높은 잠재력을 기반으로 르노코리아와의 합작 모델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협력해 시너지 효과를 높이겠다는 의미”라며 “르노코리아는 지리그룹 합작 모델의 성공적인 준비에 일조할 수 있는 자구 노력도 함께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리차의 이번 지분 인수는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 중인 중국 기업이 한국 시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중국 기업이 한국 완성차 업체의 주요 주주로 나선 것은 2004년 상하이자동차의 쌍용차 인수 이후 처음이다. 특히 지리차는 올 2월에도 한국 자동차 부품 업체 명신과 손잡고 전북 군산의 옛 한국GM 군산공장에서 상용차 계열사 위안청차의 전기 화물차를 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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