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향후 김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로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모인다.
김 여사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위해 사저를 나선 윤 대통령의 첫 출근길부터 동행했다. 김 여사는 현충원 참배를 앞둔 만큼 검은색 치마 정장 차림이었으며 앞 머리카락을 살짝 내린 단발 스타일이었다. 윤 대통령이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던 주민들과 인사하는 동안 김 여사는 한 걸음 정도 떨어져서 이를 지켜봤다. 주민들이 김 여사에게 “너무 예쁘다”고 외치며 반가움을 표시하자 김 여사는 수차례 눈인사하며 화답했다.
김 여사는 현충원 참배를 마친 뒤 취임식 참석을 위해 ‘올 화이트’ 패션을 선보였다. 허리에 큰 리본을 두른 흰색 원피스에 5~6㎝ 높이로 보이는 흰색 구두 차림이었다. 취임식 행사장에 입장할 때도 김 여사는 윤 대통령보다 1m가량 뒤에서 따라 걸었다. 김 여사는 자신을 향해 손짓하는 시민들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주먹 악수를 하기도 했다.
김 여사가 이처럼 윤 대통령과 함께 공개적인 자리에 나타난 것은 당선 이후 처음이다. 지난 대선 기간 김 여사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해 12월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끝으로 공식 행보를 중단했다. 윤 대통령 당선 후에도 종교 시설, 동물 보호 행사 등 문화·예술·종교 분야에서만 비공개 일정을 수행했다.
정치권에서는 김 여사가 앞으로도 ‘조용한 내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 여사가 현재 대표를 맡고 있는 해외 미술품 전시·기획사인 코바나컨텐츠도 조만간 폐·휴업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앞서 김 여사는 “대통령이 국정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대통령 배우자의 최우선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소외 계층이나 성장의 그늘에 계신 분들의 문제를 고민할 것”이라고 전한 바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김 여사의 적극적인 공개 행보에 거부감을 느끼는 국민이 더 많다는 결과가 나오는 만큼 김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가 동행하는 것이 관례인 공식 행사나 외교 일정 외에는 개인 행보를 최대한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도 전날 한 라디오(YTN) 방송에서 “저희도 조용한 내조를 하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 대통령도 그런 말씀을 늘 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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