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주가 하락을 만회하기 위해 부사장급 이상 일부 임원에게 자사주 매입을 권고한 뒤 삼성전자 임원들이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하고 있다. 다만 일부 임원은 매입 이후 주가가 하락하면서 손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차병석 부사장은 지난 6일 삼성전자 주식 3000주를 장내 매수했다. 평균 매입단가는 6만 6650원이다. 3일에는 김경환 부사장이 삼전 주식 2000주를 6만 5800원에 매수했으며 최광보 부사장도 3~4일 이틀에 걸쳐 2944주를 평균 6만 7910원에 매입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IR 부서는 지난달 말 경영 직군의 부사장급 이상 일부 임원을 대상으로 자사주 매입을 독려하는 메일을 발송했다. 삼성전자는 메일을 통해 “회사를 대표하는 경영진과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수하면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을 대외에 알릴 수 있다”고 했다. 임원진이 매수에 나서면 다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인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4월 29일 이후 삼성전자 임원 11명이 자사주를 사들였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이 8000주를 매수하는 등 3만 1000여주를 매입했다. 10일 종가인 6만 5700원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총 20억 6500만 여원어치를 사들인 셈이다.
하지만 임원의 자사주 매입 공세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 이렇다 할 반등 모멘텀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긴축 강화 등 대외적 악재가 겹치면서다.
자사주 매입에도 주가가 하락하면서 일부 임원들이 다른 투자자처럼 손해를 보고 있는 웃지 못할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경계현 DS부문장은 보통주 8000주를 평균 단가 6만 7200원에 매수했는데, 2주일 만에 1200만 원을 손해 보는 상황에 처했다. 보통주 2944주를 매입한 최광보 부사장도 650만 원어치의 손해를 보게 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