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색 표시는 정체, 초록색은 원활이예요. 초록 길로 가는 게 낫겠네요."
11일 울산에서 시범 운영중인 한 자율주행셔틀버스 안. 버스에 설치된 내비게이션에는 도로의 실시간 운행정보들이 계속해서 뜨고 있었다. KT(030200)가 지난 달에 울산에 구축 완료한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를 ‘KT 원내비’에 연동시킨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동차 GPS는 15m 정도의 오차가 있다. 반면 KT는 전국 유선기간망을 이용한 정밀측위 솔루션(RTK)을 활용해 cm급의 GPS 보정망을 제공한다.
KT는 이날 울산에서 C-ITS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여러 지자체의 C-ITS 사업 수주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교통체계 혁신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C-ITS는 차량 간 교통상황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서비스다. 정부는 올해 5324억원을 들여 국도의 67%(9350㎞)까지 ITS를 구축하고 고속도로 C-ITS도 실증한다. KT는 “전국 C-ITS 사업 4곳 중 3곳에서 사업자나 협력사로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KT는 단지 C-ITS 구축에 그치는 게 아니라 자율주행 서비스로 연결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울산 C-ITS는 운전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앱스토어에서 ‘울산 C-ITS’앱을 다운받아 이용하면 된다.
KT는 그간 지역 맞춤형 전략으로 전국의 C-ITS 사업 수주에 성공해왔다. 2020년 완공한 제주 C-ITS의 경우 렌터카 중심의 관광에 중점을 뒀다. 지난달 완공한 울산 C-ITS는 화물차 중심의 산업도시형 환경 조성에 초점을 맞췄다. 화물차 과속 방지 경고 등 28개 실시간 정보 제공을 비롯해 인공지능(AI) 기반 영상 분석 솔루션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
이날 울산교통관리센터 내 관제실에서는 C-ITS가 여러 모니터를 통해 구현되고 있었다. C-ITS단말기를 탑재한 2700여 대 차량이 현재 운행 중인지 확인 중이었다. 이들이 그간 얼마나 신호 위반·급정거를 했는지에 대한 데이터도 축적하고 있었다. 특히 cm수준의 오차로 만들어진 고정밀 3D 지도인 ‘HD Map’을 통해서 실시간 도로 데이터도 모으고 있었다. 최강림 KT AI모빌리티사업단장은 “C-ITS는 단말기를 설치한 차량 뿐 아니라 전체 차량이 혜택을 보는 셈”이라며 “국토교통부가 검증한 결과 교통사고 감소율이 46%에 달했다”고 말했다.
KT가 내세우는 C-ITS 핵심 플랫폼은 ‘로드아이즈(RoadEyes)’와 ‘트래픽트윈(Traffic Twin)’이다. 로드아이즈는 CCTV를 활용해 도로 위험 상황에 대한 영상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CCTV가 버스인지 트럭인지 개별 객체로 인식한다. KT는 98% 인식률을 보이는 로드아이즈를 통해 대도시 교통상황을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트래픽 트윈은 지역별 교통 특성을 반영한 AI 기반 교통 혼잡 개선 기술이다. AI에게 계절·시간·요일별 교통상황을 지속적으로 데이터학습시켰다. KT는 여의도에 트래픽트윈을 적용했을 때 최대 20%의 교통흐름 개선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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