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3월 A씨는 회식 후 만취상태로 대리운전 서비스를 이용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한 A씨는 현금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온라인 송금으로 대리운전 기사에게 대리 비용을 냈다.
문제는 다음 달에 일어났다. 술이 깬 A씨는 대리비용으로 2만8000원이 아닌 280만원을 보낸 사실을 알게 됐다. 황급히 대리운전 기사에게 전화를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A씨는 결국 예금보험공사의 착오송금반환지원을 신청한 끝에 대리비용을 제외한 금액을 반환받을 수 있었다.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7월 착오송금 반환지원 제도를 시작한 후 4월 말까지 총 33억 원(2649건)을 송금인에게 돌려줬다고 11일 밝혔다. 착오송금 반환지원은 송금인 실수로 잘못 보낸 돈을 예보가 다시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달 말까지 착오송금 반환지원 신청 건수는 총 8862건(131억 원)이었다.매달 931건의 접수를 받아 이 중 294건이 반환된 꼴이다.
착오송금된 금액은 전체 36.5%가 10만 원 이상 50만 원 미만이었다. 300만 원 미만도 전체 83.9%나 차지했다. 연령별로는 경제활동이 왕성한 30~50대가 67.5%였다. 착오 송금된 금융회사는 은행이 82.1%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간편송금업자 7.9%, 지역농협 등 단위조합 4.2%, 새마을금고 2.3% 증권 2.1% 순을 기록했다.
착오송금인이 예보에 신청하면 예보가 수취인에게 연락해 착오송금을 회수하는 자진반환이 2564건이었다. 수취인이 끝까지 반환하지 않아 법원의 지급명령절차를 거친 경우가 85건에 그쳤다. 신청일로부터 반환까지 평균 소요기간은 43일로 집계됐다. 단 수취인 계좌가 △보이스피싱 등 사기 범죄에 이용된 경우 △압류 등 법적 조치가 적용된 경우 △수취인이 사망 또는 파산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등은 예보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보는 착오송금 신청사례를 분석한 결과 착오 송금을 막기 위해 소비자가 이체를 누르기 전에 예금주 이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모바일 뱅킹의 즐겨찾기 계좌, 최근 이체, 자동이체 등을 주기적으로 정리하고 특히 음주 후 송금도 주의해야 한다. 예보 측은 “착오송금액 대비 각종 소요비용을 제외하고 최종 반환받는 금액은 평균 96%가량 된다”며 “지원대상이 아닌 신청 건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축소하도록 대국민 제도 홍보 및 금융회사 직원 대상 안내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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