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삼성전자(005930) 갤럭시 워치에서도 인공지능(AI) 비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쓸 수 있게 된다. 지난해부터 웨어러블 OS(운영체제) 통합에 나선 삼성전자와 구글의 생태계 확대 전략이 속도를 올리며 본격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구글은 11일(현지시간) I/O에서 삼성 갤럭시 워치에 처음으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시작은 갤럭시 워치4 시리즈다.
구글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웨어 OS용에 맞춰 더 빠르고 자연스러운 음성 인식과 처리가 가능하도록 개선됐다”며 “이를 통한 검색, 알림 설정 등 유용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웨어 OS는 지난해 삼성의 ‘타이젠’과 구글의 웨어 OS를 통합해 새 웨어러블 OS로 거듭났다.
이번 I/O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는 더욱 자연스러운 대화 처리가 가능하도록 기능이 향상됐다. 이제 구글 어시스턴트를 사용할 때 매번 불러야 했던 ‘오케이 구글(OK, Google)’ 없이도 이용자 명령어를 바로 인식할 수 있다. 사전에 얼굴과 음성 정보를 입력해 사용자의 특성을 구글 어시스턴트가 파악하도록 한 것이다. 또 ‘아’ ‘어’와 같은 추임새가 들어가거나 대화 중 잠시 공백이 생기더라도 스스로 알아듣는 ‘자연대화’ 기능이 업그레이드됐다.
구글 어시스턴트뿐 아니라 웨어 OS에는 더 다양한 앱이 연결될 예정이다. 올해 라인, 카카오톡, 스포티파이, 아디다스러닝 등이 웨어 OS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이날 뉴스룸을 통해 “사용자는 음성만으로 음악을 바꾸는 등 편의를 만끽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더 많은 구글 앱과 서비스들을 갤럭시 워치에 최적화해 제공함으로써, 안드로이드 OS 사용자들이 웨어러블 기기 경험을 더욱 폭넓게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또 구글과의 웨어 OS 생태계가 웨어러블 기기뿐 아니라 스마트폰 등 기기 전반으로 확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패트릭 쇼메 삼성전자 MX사업부 CX실장은 “웨어러블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는 우리의 웨어러블 생태계를 안드로이드와 폭넓게 통합함으로써 사용자들의 경험을 더욱 의미 있게 개선하고자 한다”며 “안드로이드 개발자는 웨어 OS를 활용해 웨어러블 기기와 호환되는 앱을 만들 수 있고, 또 삼성 갤럭시 사용자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웨어 OS와 호환되는 앱을 내려 받을 때, 같은 앱을 갤럭시 워치에도 자동으로 설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삼성과 구글의 시너지로 지난 1년 동안 웨어 OS를 사용하는 기기 수는 세 배 넘게 늘어나는 등 사용자 수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한편 구글은 이날 I/O에서 워치뿐 아니라 휴대전화·태블릿·TV·자동차·헤드폰·스피커·노트북 등 다양한 안드로이드 기기 간 연결성도 강화한다고 발표했다. 올 가을부터 빠른 페어링을 통해 몇 번의 탭만으로 홈 네트워크, 구글 홈과 기타 동반 앱에 더 다양한 스마트 홈 장치를 빠르게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휴대전화 내 오디오·사진·영상 콘텐츠를 스마트 스피커·디스플레이·TV 등으로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크롬캐스트 내장 기능도 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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