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1% 넘게 하락하며 2550대로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20년 11월 19일 이후 무려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암호화폐 시장 급락 등의 요인으로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나타나면서 지수를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42.19포인트(-1.63%) 내린 2550.0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2.77포인트(0.88%) 내린 2569.50에 출발했다.
미국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상황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간밤 미국 노동부는 지난 4월 CPI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기록한 8.5%보다 낮아지며 8개월 만에 상승세가 처음으로 둔화했지만, 시장 예상치인 8.1%를 웃돌면서 여전히 역사적 고점 수준을 기록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폭락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지수 하방 압력을 높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스테이블 코인의 급락으로 암호화폐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이같은 변동성 확대가 글로벌 주식 시장을 비롯한 위험 자산들에 대한 위축을 불러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증시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 등의 요인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며 한 때 보합권까지 낙폭을 축소하기도 했으나 (암호화폐 시장 폭락의 영향으로) 재차 하락폭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덧붙였다.
옵션 만기일을 맞아 금융투자 중심의 현·선물 매물이 출회한 점도 이날 지수에 영향을 미쳤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2823억원, 1542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나홀로 3866억원 사들였다. 선물시장의 경우, 기관은 8104계약 순매도했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인 4834계약이 금융투자의 순매도세다. 반면 개인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3157계약, 2363계약 사들였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옵션만기일 맞이한 가운데 금융투자 중심으로 금일 현선물 매물 출회 확대돼 코스피 하방압력을 재차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792억 원, 1538억 원 내다팔았다. 개인은 홀로 3855억 원 사들였다.
코스피 시총 상위 종목은 대체로 하락세로 마감했다. 삼성전자(005930)는 전일 대비 1.22% 내린 6만4900원에, 삼성전자우(005935)는 1.20% 떨어진 5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NAVER(035420)(-3.23%), 삼성SDI(006400)(-3.42%), 현대차(005380)(-1.37%), 카카오(035720)(-5.50%)도 하락 마감했다. 장 초반 상승하던 LG에너지솔루션(373220)(-0.89%), SK하이닉스(000660)(-1.36%),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0.63%)는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같은 시간 코스닥은 전일 대비 32.68포인트(-3.77%) 내린 833.66으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일보다 10.88포인트(1.26%) 내린 855.46 출발했다.
투자자별로는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83억 원, 2406억 원을 매도한 반면, 개인은 홀로 3120억 원 사들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하락했다. 에코프로비엠(247540)은 전일 대비 6.36% 내린 44만6100원에 마감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5.76%)와 셀트리온제약(068760)(-6.63%)는 모두 주가가 전날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펄어비스(263750)(-6.05%), 카카오게임즈(293490)(-6.04%) 등 게임주도 주가가 하락했다. 반면 HLB(028300)는 전일 대비 9.03% 오른 3만3800원으로 마감했다. HLB는 최근 인수한 비임상 CRO(임상시험수탁)기업인 노터스가 주주가치 제고와 거래 유동성 강화를 위해 대규모 무상증자를 단행한다고 9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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