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e커머스 ‘원톱’으로 성장한 쿠팡이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썼다. 특히 유료회원제인 ‘와우멤버십’ 충성고객을 바탕으로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핵심 사업의 수익성이 대폭 개선되면서 상장 후 최저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12일(현지 시간)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월 있었던) 지난해 실적 발표에서 올해 조정 EBITDA(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 적자가 4억 달러를 넘지 않게 하겠다고 했는데, 이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올해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음을 강조했다.
쿠팡은 이날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2%(달러 기준 21%) 증가한 51억 1668만 달러(한화 약 6조 5212억 원·환율 1274.5원 기준)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전 최대 매출은 지난해 4분기의 50억 7669만 달러였다.
당기 순손실은 전년 1분기(2억 9503만 달러)와 비교해 29.1% 감소한 2억929만 달러(약 2667억 원)로 집계됐다. 이는 쿠팡이 지난해 3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한 이후 최소치다. 영업적자는 2억 570만 달러(약 2621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상장 후 최대 매출과 최소 적자를 기록한 ‘서프라이즈’ 실적을 두고 쿠팡은 흑자 전환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업계의 우려를 일축하고, 수익 개선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또 쿠팡이 이 같은 성과를 낸 데에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등 핵심 제품 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이 개선된 덕이라고 분석했다. 제품 커머스 사업 부문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0% 늘었고, 특히 조정 EBITDA가 처음으로 287만 달러(약 36억 원)의 흑자를 냈다. 쿠팡은 지난해 실적발표에서 제품 커머스 사업의 조정 EBITDA 흑자를 올해 4분기에 달성하겠다고 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목표를 이루게 됐다.
충성 고객 수도 꾸준히 늘고 있다. 쿠팡의 활성고객 수는 1811만 명으로, 전년 동기(1603만 명) 대비 13% 많아졌다. 이 중 35%가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를 사용하고 있다. 또 활성 고객 1인당 구매액은 283달러로, 전년 동기(262달러) 대비 8% 커졌다. 유료 회원제인 ‘와우멤버십’ 구독료가 다음 달 기존 고객을 대상으로 약 2000원 인상되면서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음식 배달 ‘쿠팡이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쿠팡플레이’ 등 신사업 부분도 성장을 거듭했다. 올해 1분기 쿠팡이츠·쿠팡플레이·쿠팡페이·해외사업 등에서 발생한 매출은 1억 8063만 달러(약 2302억 원)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이번 실적을 바탕으로 쿠팡은 올해 연간 200억 달러 이상의 매출 달성을 예상했다. 김 의장은 “각종 프로세스 개선과 자동화, 공급망 최적화를 통해 이익률을 높일 수 있었다”며 “기술 프로세스 혁신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상당한 현금흐름을 창출하고 회사가 지속 성장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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