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 컨소시엄이 쌍용자동차의 유력 인수자로 선정됐다. KG그룹은 KG ETS를 필두로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연합전선을 통해 안정적인 자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인수전에서 승기를 거머쥐었다. 이후 진행될 공개 입찰에서 인수 의향자가 없을 경우 KG그룹 컨소는 쌍용차(003620)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남은 회생 절차를 밟는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이 KG그룹 컨소시엄에 우선매수권자 지위를 부여하는 데 대해 서울회생법원이 허가 결정을 내렸다. 이르면 내주 중 쌍용차는 KG그룹 컨소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스토킹호스 매각 방식에 따라 매도자 측은 매각 공고를 통해 6월 중 공개 경쟁 입찰을 진행한다.
이번 재매각에서 매도자 측은 원매자의 자금 증빙력과 회생계획안 인가 가능성에 방점을 뒀다. 쌍용차는 올해 10월 15일까지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회생 절차가 곧바로 폐지되는 상황이다. 앞서 에디슨모터스-KCGI 컨소시엄의 인수가 무산됨에 따라 재매각과 회생계획안 인가까지 시간적 여유가 부족한 상황인 만큼 진성 원매자 확보에 주력해왔다.
KG그룹은 계열사인 KG ETS를 주축으로 쌍용차 인수 검토 초기부터 캑터스프라이빗에쿼티(PE)와 연합 전선을 꾸리면서 자금 마련에 주력해왔다. 캑터스PE와는 2019년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었던 동부제철(현 KG스틸(016380)) 인수에서 연을 맺으면서 구조조정 인수합병(M&A) 분야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이번 쌍용차 입찰에서도 KG그룹은 캑터스PE와 자동차 산업 경쟁 상황 분석 등 인수 관련 논의를 지속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KG그룹 컨소시엄은 파빌리온프라이빗에쿼티(PE)도 새로운 컨소시엄 파트너로 확보하면서 실질적인 자금력을 갖춘 유력 원매자로 떠올랐다. 파빌리온PE는 당초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 및 자동차 관련 기업과 컨소시엄을 꾸리며 쌍용차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다. 쌍용차의 첫 매각당시도 이앨비엔티와 함께 입찰에 참여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입찰에선 제안서 제출을 앞두고 컨소시엄 파트너가 모두 이탈, KG그룹과 손을 잡게 됐다.
회생법원은 KG그룹 컨소시엄이 제안한 인수 자금과 향후 사업 계획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우선매수권을 부여했다. 인수자를 확보하더라도 채권단이 회생계획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매각 절차는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쌍용차는 매각 실패 시 회생 폐지 절차를 밟게 되는 상황"이라며 "인수 자금부터 향후 정상화 방안까지 마련해 회생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진성 원매자 확보를 위해 스토킹호스 매각 방식을 택한 것"이라 설명했다.
쌍용차가 스토킹 호스를 확보하면서 공개 입찰 향방에도 이목이 쏠린다. 쌍방울그룹 컨소시엄 외에도 새로운 원매자가 인수전에 응찰할 가능성도 있다. KG그룹 컨소시엄의 인수가액보다 더 높은 가격을 제안하거나 공익채권 우선 변제 등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원매자가 나타날 경우 최종 인수자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매도자 측은 우선매수권자 선정에 따라 KG그룹 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 계약 체결에 돌입한다. 7~8월 중 최종 인수자와의 계약 체결 후 곧바로 관계인집회를 위한 회생계획안 작성 단계를 밟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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