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그룹이 사모펀드(PE) 두 곳과 연합해 쌍용차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선정됐다.
서울회생법원은 13일 쌍용차의 신청을 수용해 인수 우선매수권을 KG그룹과 파빌리온PE·캑터스PE 컨소시엄에 부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르면 다음 주 중 쌍용차는 KG그룹 컨소시엄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쌍용차는 에디슨모터스가 인수 대금(3049억 원)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자 3월 28일 투자 계약을 해제하고 재매각을 추진했다.
쌍용차 측은 에디슨의 인수 무산 사태를 고려해 새 인수 후보는 자금력 및 회생 계획안 인가 가능성에 방점을 두고 찾았다. 쌍용차는 올해 10월 15일까지 매각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청산될 수 있다.
KG그룹은 계열사인 KG ETS(151860)를 주축으로 쌍용차 인수 검토 초기부터 캑터스PE와 연합 전선을 꾸렸으며 이전 쌍용차 인수에 참여했던 파빌리온PE도 컨소시엄 파트너로 끌어들여 자금력과 인수 후 경영 능력 등을 보강해 경쟁 업체였던 쌍방울(102280)그룹을 제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KG 컨소시엄이 쌍방울 측보다 인수가도 높게 제시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KG그룹은 KG스틸과 KG케미칼·KG이니시스·KG ETS 등 국내 21개, 해외 8개의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는 5조 3464억 원, 매출은 4조 9833억 원이다. 지주사 격인 KG케미칼이 현금성 자산 등 3600억 원가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KG ETS의 환경에너지사업부 매각 대금 약 5000억 원이 조만간 유입될 예정이어서 쌍용차 인수전에서 우위를 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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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차례 매각에 실패한 쌍용차는 새 주인을 빨리 찾기 위해 우선매수권을 가진 인수 예정자와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은 후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확정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을 채용했다. 이에 따라 다음 달 중 본입찰을 거쳐 최종 인수자를 확정하는데 스토킹 호스의 매각에서는 우선매수권자가 매우 유리해 KG 컨소시엄은 이변이 없는 한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쌍용차는 7월 초 최종 인수 후보자와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인데 KG 컨소시엄이 이후 관계인 집회에서 채권단의 동의를 받을지가 넘어야 할 산이다. 쌍용차는 회생 채권 및 회생 담보권 8352억 원, 공익 채권 7793억 원 등 1조 6000억 원가량의 빚이 있다.
한편 쌍방울그룹은 이날 KG그룹과 파빌리온PE 간 연합은 일종의 담합으로 불공정 행위라며 법원에 우선매수권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한편 본입찰에도 참여해 쌍용차 인수 활동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쌍방울의 한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인수전 참여 의사를 밝혔던 KG그룹과 파빌리온PE가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은 입찰 담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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