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나와 테라USD(UST) 폭락 사태로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이 가해지고 있는 가운데, 전 세계 벤처투자 시장에서 영향력을 가진 벤처투자자가 권도형 테라폼랩스 대표 측을 옹호하는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예상된다.
14일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미국명 : 한킴) 대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자신의 SNS에서 "내 의견은 투자해서 돈을 잃으면 투자한 사람이 100%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루나와 UST는 최근 폭락 사태로 휴지조각에 가까운 가치로 떨어진 상태다. 실제로 루나는 지난달 한때 119달러를 기록하며 가상화폐 시가 총액 순위 8위에 오르기도 했었지만 현재는 가격이 0.0001달러로 곤두박질치며 수 많은 피해자가 나온 상황이다. 1달러 가치에 연동되도록 설계된 UST는 80% 넘게 추락한 12센트에 거래되고 있다.
또 테라폼랩스가 UST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최대 20% 이율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투자자를 모았던 것이 알려지면서 루나와 UST의 거래 알고리즘이 폰지 사기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코인을 발행한 권도형 대표도 이날 "내 발명품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고 말하며 사과의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한준 대표는 “법적 문제는 따져봐야겠지만, 20% 이자를 받으면서 리스크가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다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손해를 본 이들에 대해서는 "남탓 하지 말라"고 꼬집었다.
김 대표는 "거기(루나와 UST)에 투자한 사람들은 왜 일찍 규제하지 않았느냐. 왜 시작한 사람이 책임지고 물어주지 않냐고 하는데 누가 떠밀어서 투자한 것이 아닌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돈 벌려고 투자하고 잃으면 다른 사람 탓하는 습관은 없어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계 벤처캐피탈인 알토스벤처스는 국내 스타트업에 투자해 큰 성공을 거두며 명성을 쌓아온 곳이다. 특히 알토스벤처스는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쿠팡, 직방, 크래프톤 등 유니콘으로 성장한 기업들의 설립 초기에 투자해 수천억 원 이상의 천문학적인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알토스벤처스는 국내 대표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에도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