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 마니아들을 위한 새 이북(전자책) 리더기 ‘리디페이퍼4’가 지난달 출시됐다. 성능뿐만 아니라 디자인, 사용성 등에서 이전 모델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리디 단말기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좌우 책넘김 버튼이 우측 상하 버튼으로 바뀐 게 눈에 띈다. 이전 모델들은 양손을 써야 이전 페이지(왼쪽 버튼)와 다음 페이지(오른쪽 버튼)를 왔다갔다 할 수 있었다면 이제는 한손으로 조작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누워서 보기 편하다는 점이 큰 장점이었다. 침대에서 옆으로 누웠을 때 매트 위에 기기를 받치고 한 쪽 손만 위로 얹어 조작하면 된다. 다만 이전의 길고 네모난 버튼과 달리 리디페이퍼4에 적용된 1cm 크기의 동그란 버튼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됐다. 누르는 데 큰 불편함은 없지만 아무래도 모양이나 크기가 달라진 만큼 개인에 따라 편차가 크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버튼 조작은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상관없게 설계됐다. 화면 전환이 상하좌우 다 지원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왼손잡이일 경우 기기를 돌려서 버튼이 좌측으로 오게 하면 화면이 알아서 정화면으로 맞춰진다. 세로뿐만 아니라 화면을 가로로 전환해도 그에 맞춰 글자 배열이 최적화된다.
리디페이퍼4는 이전 모델에서는 설정에 들어가야만 바꿀 수 있던 화면 밝기와 색 온도를 손가락 터치·드래그로 조절할 수 있게 됐다. 두 손가락을 얹어 위로 올리면 따뜻한 화면으로, 아래로 끌어 내리면 차가운 화면이 된다. 한 손가락으로 위로 올리면 밝아지고 아래로 내리면 어두워진다.
기기 가격은 32만9000 원이다. 20만 원 안팎이었던 이전 시리즈와 비교해 다소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추가 저장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SD카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리디페이퍼4의 기본 용량은 32GB다. 텍스트 기반의 웹소설, 전자책을 볼 경우엔 큰 문제가 없겠지만 이미지가 주로 들어간 만화책을 볼 때는 용량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추가 저장공간이 필요하면 기존 콘텐츠를 일일이 삭제해야 한다.
이러한 결정은 단말기의 최적화를 지향하는 리디의 방향성과 맞닿아 있다고도 볼 수 있다. SD카드를 통해 불러내는 콘텐츠는 처리 속도가 늦거나 오류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리디 단말기는 YES24, 교보문고, 알라딘 등 여러 플랫폼이 호환되는 타사 단말기와 다르게 리디 콘텐츠만 이용이 가능하다. 보는 시각에 따라 폐쇄적일 수도 있지만 리디만의 독자적인 생태계를 꾸리는 경쟁력으로 평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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