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성폭력 피해자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사건 조사를 위한 특별검사로 안미영 변호사(55·사법연수원 25기)가 임명됐다.
1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여야 교섭단체가 최종 추천한 특별검사 후보 2명 중 안 변호사를 임명했다.
앞서 여·야 교섭단체는 이 중사 사건 특검 후보자로 안 변호사와 이인람(66·군법 4회) 법무법인 창조 변호사를 추천했다. 이에 군인권센터는 전날 안 변호사의 성범죄 사건 가해자 변호 전력을 들며 “특별검사직을 수행하기에 부적절하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안 변호사가 특검에 임명되자 이 중사 유족과 군인권센터, 천주교인권위원회는 이날 입장문을 다시 내고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을 두루 살펴온 특별검사의 경력에 기대를 걸고자 한다”며 ‘성역 없는 수사’를 당부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이 중사의 원통함을 헤아려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같은 비극이 다시 반복되지 않도록 막중한 책임으로 직무에 임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안 특검은 1993년 제3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1996년 사법연수원 수료 후 서울지검 의정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대검찰청 인권국 여성정책과장, 법무부 여성정책과장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장, 법무부 인권정책과장 등을 지냈다. 그는 2019년 공직을 떠나 변호사가 된 후에도 여성 범죄 사건을 주로 맡아왔다.
특검은 20일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뒤 다음 달부터 이 중사 사망 사건과 관련한 공군 내 성폭력 및 2차 가해, 국방부·공군본부의 은폐·무마·회유 의혹 등을 본격적으로 수사할 방침이다. 군인과 군무원은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돼있지만 이번 특검 수사를 통해 기소되면 민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다.
이 중사는 지난해 3월 공군 20 비행단 소속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즉각 신고했지만 군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던 같은 해 5월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고인이 동료, 선임 등에게서 2차 피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이 사건과 관련해 총 25명을 형사입건하고 15명을 기소했지만, 부실 초동수사 담당자와 지휘부는 단 한 명도 기소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특검 수사는 사건 은폐 의혹 규명, 2차 가해 수사 등에 중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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