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 폭염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에 에어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가전 업체들의 경쟁이 벌써부터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특히 방마다 에어컨을 설치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스탠드형·벽걸이형 등 기존 주력 제품군을 넘어 창문형·이동형 등 소형 에어컨까지 새 시장으로 각광 받는 분위기다.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LG전자(066570)까지 소형 에어컨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계 판도가 뒤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7일 삼성전자는 2022년형 비스포크 무풍에어컨의 선풍적 인기에 힘입어 광주사업장의 에어컨 생산 라인을 2월부터 최대치로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봄·가을에도 사용할 수 있는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 체온풍’까지 선보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천장에 매립해 공간 활용도가 높은 무풍 시스템 에어컨도 지속적으로 판매가 증가하는 만큼 고급 제품을 기반으로 국내 에어컨 시장을 주도하겠다”고 밝혔다.
에어컨 수요가 폭증하면서 소형 에어컨 시장도 크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이날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엣지’를 출시하며 창문형 에어컨 시장 참전을 본격 선언했다. 이 제품은 공기 흡입구를 전면에 배치해 제품을 이중창 바깥쪽에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올 4월 인공지능(AI) 건조와 대용량 제습 등 위생 관리를 강화한 이동식 에어컨도 선보였다.
소형 에어컨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은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창문형 에어컨 단종 15년 만인 지난해 신제품으로 시장에 재진출했다. 이달 16일에도 2022년형 창문형 에어컨 ‘윈도우핏’ 신제품을 내놓았다. 윈도우핏은 일반 에어컨과 달리 실외기가 일체형으로 설계된 게 특징이다.
중견·중소기업이 주도하던 창문형 에어컨 시장에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면서 경쟁 구도에도 균열이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존 시장에서는 점유율 70%대의 파세코(037070)를 비롯해 쿠쿠홈시스(284740)·위니아(071460)·신일전자(002700) 등이 승부를 겨뤄왔다. 그러다가 1인 가구가 증가하고 개별 냉방에 대한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시장 경쟁자가 점점 늘어나는 모양새다. 기술력 향상으로 그간 문제로 지적됐던 소음·디자인 문제가 해결된 점도 시장 확대에 호재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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