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일자리를 선택할 때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근무하고 연봉은 3000만 원대를 받아야 괜찮은 일자리라고 봤다.
17일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의 1984∼2003년(20~39세)생 구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일과 삶의 균형이 맞춰지는 일자리’가 괜찮은 일자리라는 응답이 66.5%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정한 보상이 이뤄지는 일자리(43.3%)’, ‘복지제도가 잘 된 일자리(32.8%)’, ‘회사 분위기가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일자리(25.9%)’ 순이었다. 정년보장 등 오래 일할 수 있는 일자리를 꼽은 비율은 14%에 그쳤다. 경총은 “워라밸을 추구하며 물질적 보상보다는 개인적 시간의 확보를 선호하는 실리적인 MZ세대의 특징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괜찮은 일자리의 연봉 수준으로는 ‘3000만 원대’라는 응답이 절반을 넘겼다. ‘4000만 원대’와 ‘5000만 원 이상’을 선택한 비율도 각각 27.6%, 12.2%에 달했다. 선호하는 근무 지역으로는 50.7%가 수도권을 꼽았다. 다만 위치와는 상관없다는 답변도 37.7%에 달했다. 특히 지방 거주자의 경우 위치가 상관없다는 응답이 53.6%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괜찮은 일자리의 예상 근속기간을 묻는 질문에는 ‘10년 이내’라고 응답한 비중이 35.1%로 가장 많았다. 대기업에 대한 선호도는 전보다 낮아진 분위기다. 전체 응답자 10명 중 3명 가량이 '규모는 중요하지 않다'고 답했다. 뒤를 이어 △300∼999인(26%) △100∼299인(25.6%) △100인 미만(12.6%) △1000인 이상(6.7%) 순이었다.
중소기업 취업 의사가 있는 응답자도 82.6%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의 60%가 ‘괜찮은 일자리라면 비정규직이라도 취업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경총은 “중소기업 일자리에 대한 MZ세대 구직자의 수요가 상당히 높다”고 분석했다.
MZ세대 구직자들 상당수는 전체 일자리 대비 괜찮은 일자리의 비중은 20%를 밑돈다고 보고 있다. 전체의 10% 내외만이 괜찮은 일자리라는 응답은 39%, 10~20%라는 응답은 36.4%였다. 향후 괜찮은 일자리가 많이 생길 산업군으로는 IT·정보통신 분야(35.4%)를 가장 많이 꼽았다.
임영태 경총 고용정책팀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워라밸과 실리를 중시하고 공정에 민감한 MZ세대의 특징을 엿볼 수 있었다”며 “한 직장에서만 일하고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전통적 일자리의 개념이 변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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