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실손의료보험의 악화 주범 1순위로 백내장 수술이 꼽히는 가운데, 피부치료 관련 실손보험 지급보험금도 빠르게 늘고 있다. 최근 피부과에서는 실손보험 청구가 가능한 치료용 시술인 리쥬에이드·키오머3·NDA플러스 등을 미용용으로 악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17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상위 5개 손해보험사(삼성·현대·DB·KB·메리츠) 합산 실손의료보험 지급보험금은 꾸준히 증가 추세로, 지난 2019년 6조6917억원에서 2020년 7조2492억원, 2021년 8조1181억원 수준으로 올랐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백내장 수술 관련 실손보험 지급보험금 증가세가 가파르다. 지난 2019년 2796억원에서 2020년에는 전년대비 47.18% 증가한 4115억원, 2021년에는 전년대비 49.79% 증가한 6164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안과 병원에서 실손보험을 악용해 백내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에게도 수술을 권유하고, 브로커를 통해 부당 지원을 하는 등 악용 사례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특히 피부 관련 실손보험 지급이 늘고 있다. 피부 관련 실손보험 지급 보험금은 지난 2020년 전년대비 27.77% 증가한 1287억원에서 2021년에는 전년대비 18.57% 증가한 1526억원을 기록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피부 관련 보험금 지급액수가 아직 크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제2의 백내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 피부과에서는 아토피 등 피부 치료용 시술인 리쥬에이드·키오머3를 미용목적으로 시술을 받을 수 있다며 의료쇼핑을 부추기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는 미용 목적 시술을 받았음에도 소비자와 병원 간 말을 맞춰 ‘치료목적’을 기재한 소견서나 허위로 질병코드를 기재한 진단서를 발급 받아 보험금을 청구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최근 보험사들이 리쥬에이드·키오머3에 대한 실손 청구를 까다롭게 하자, 피부과들은 실손보험이 적용되는 다른 치료법인 NDA플러스 등을 찾아내 ‘제2의 리쥬에이드’라며 홍보하고 있다. 만약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경우 금감원 민원제기 등을 통해 보험사를 압박해 보험금을 받아내거나, 소비자 대신 병원 원무과 직원이 소비자를 가장해 보험사에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요구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편, 감기나 비염, 폐렴 등 호흡계/감염성 질환 지급보험금은 코로나19로 인한 마스크 착용 등으로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2019년 5653억원에서 2021년 425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보험 업계 관계자는 “보험사의 정당한 손해사정절차에 대해서는 법규 등에 명시적 근거를 마련해야 하고, 실손보험의 비급여 과잉진료가 치료 목적으로 이뤄진 것인지 등을 심의·판단해주는 공신력 있는 기관 도입의 검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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