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투자가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17일 중국 경제 매체 차이신은 국가통계국 자료를 인용해 올해 4월까지 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의 신규 프로젝트 투자액이 전년 대비 2.7% 감소한 3조 9200억 위안(약 739조 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우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던 당시인 2020년 1월부터 4월까지 3.3%가 줄어든 이후 처음이다.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불투명한 경제 전망 때문에 개발 업체가 투자 규모를 축소한 영향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토지 취득과 신규 건설이 감소했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연초 이후 4월까지 부동산 개발자들은 지난해 동기 대비 46.5% 줄어든 1766만 ㎡의 토지를 구입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전체 토지 구매량의 8%에 불과하다.
신규 건설 면적은 26.3% 감소한 3억 9700만 ㎡였다. 개발 업체들이 이전에 구입한 토지에 건물을 짓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차이신은 설명했다. 신규 주택 건설도 28.4% 줄었다.
리위지아 광둥주택정책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상하이와 선전을 포함한 여러 도시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고 4월 내내 봉쇄 조치가 시행돼 토지 경매, 건설, 판매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동산 개발 업체는 부동산 판매 감소와 신용 압박으로 토지 구매를 위한 현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부동산 규제를 완화해 수요를 끌어올리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2021년 8월 이후 주택판매는 매달 10% 이상 급감해왔다.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4월 상업용 및 주거용 부동산의 판매 면적은 3억 9768만 ㎡로 전년 동기 대비 20.9% 감소했다. 인민은행은 15일 첫 주택 구매자들에게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을 최저 4.4%로 인하하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침체된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성쑹청 전 인민은행 통계국장은 16일 경제관찰망 기고에서 중국의 2분기 성장률이 상황에 따라 1.7∼3.2% 범위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이 중 2.1% 안팎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성 전 국장은 당국을 향해 “계속해서 부동산 규제를 더 완화하고 통화·재정 정책을 동원한 부양 강도를 더욱 높여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와 관련해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20일 기준금리를 동결 또는 소폭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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