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소비가 상대적으로 튼튼함을 보여주는 지표에 그동안의 낙폭이 컸다는 심리가 어우러지면서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17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431.17포인트(1.37%) 오른 3만2654.59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80.84포인트(2.02%) 상승한 4088.85, 나스닥이 321.73포인트(2.76%) 뛴 1만1984.52에 거래를 마쳤다. CNBC는 “몇 주 동안의 급격한 손실 뒤 이를 회복하려는 시도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날 시장에서는 낙관적인 소매 판매 데이터에 주목했다. 미국의 4월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9% 증가하면서 인플레이션에도 소비가 굳건히 이뤄지고 있음이 증명됐다. 시장 전망치 1.0%에는 못 미쳤지만 큰 틀에서 탄탄한 소비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었다.
이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인플레가 떨어지지 않는다면 중립금리 이상 수준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밝힌 뒤 증시가 다소 주춤했으나 상승세를 꺾지는 못했다. 전반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줄 만한 발언은 없었기 때문이다.
종목별로는 월가의 어닝 전망치에 미달한 월마트가 11.38% 폭락했다. 반면 예상보다 좋은 1분기 실적을 보인 홈디포는 1.67% 올랐다.
반도체주도 급등했다. 이날 AMD가 8.73% 오른 것을 비롯해 엔비디아(5.29%), 퀄컴(4.32%) 등의 상승폭이 컸다.
다만, 이날의 상승세에도 높은 인플레이션 탓에 시장의 전반적인 약세가 지속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크리스 세넥 울프 리서치 수석 투자 전략가는 “최근의 반등에도 약세장에 대한 기본 가정은 그대로 남아있다”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 원유 금수조치를 합의하지 못한 데다 베네수엘라 원유공급을 위한 미국의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소식에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의 6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80달러(1.6%) 하락한 배럴당 112.4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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