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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성 소수자 이유로 공공시설 이용 제한 안돼" 배상 명령

"성소수자 인권단체, 활동가에 900만 배상"

"합리적 이유 없이 성적 지향으로 배제 '위법'"

무지개행동 회원 등 시민들이 14일 성소수자 차별 반대 집회를 마친 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 인근 도로로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성 소수자라는 이유로 공공시설 이용에 차별을 준 자치구와 공단에게 손해배상을 하라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18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제2-1 민사부(부장판사 박성규)는 성 소수자 인권단체 퀴어여성네트워크 활동가들이 동대문구청과 동대문구 시설관리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지난해 8월 1심 재판부가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이를 뒤집고 구청과 공단이 퀴어여성네트워크에 500만원, 활동가 4명에게 100만원씩 모두 9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퀴어여성네트워크는 2017년 제1회 ‘퀴어여성 생활체육대회’를 열기 위해 동대문 시설관리공단으로부터 동대문체육관 대관을 허가받았다. 그러나 이에 반대하는 민원이 들어오자 공단 측 관계자는 이후 단체 측에 전화해 “다른 장소는 섭외가 되지 않느냐”, “저희 쪽으로 자꾸 전화가 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체육관 보수 공사를 해야 된다며 대관을 취소하겠다고 서면으로 통보했고, 단체는 준비한 행사를 열지 못했다. 단체는 공단을 방문해 대관 날짜 조정을 요구했지만 공단 측은 비어있는 날짜가 있었음에도 “올해는 행사가 꽉 차 있다”며 거부했다.

2심 재판부는 “헌법 제11조 제1항은 평등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며 “국가, 지방자치단체, 기타 공법인이 공공시설의 이용에 관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특정인을 배제하는 행위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동대문구는 체육관 운영의 위탁자이자 감독자로서 공단에 이 사건 대관 허가 취소를 지시했거나 적어도 함께 결정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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