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기아(000270)가 오는 2030년까지 21조 원을 투자해 한국을 ‘전기차 허브’로 만들기로 했다. 대규모 투자로 현재 연간 35만 대 수준인 국내 전기차 생산을 8년 뒤에는 4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기아 화성 공장에는 수천억 원을 투입해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도 새로 짓는다.
현대차(005380)와 기아는 국내에서만 전기차 분야에 21조 원을 투자해 국내 전기차 생산량을 2030년 연간 144만 대로 확대한다고 19일 밝혔다. 올해 국내에서 생산 예정인 전기차 35만 대의 4배가 넘는 수치다. 2030년 기준으로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323만 대의 절반에 가까운 물량이다. 두 회사는 이를 통해 전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를 달성, 전기차 시장을 이끄는 ‘퍼스트 무버’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현대차그룹은 PBV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 계획도 구체화했다. 연간 최대 15만 대 생산능력을 갖춘 PBV 전용 공장 건설에 수천억 원을 투자한다. 오토랜드 화성의 약 6만 6000㎡(2만 평) 부지에서 내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부터 연간 10만 대 규모로 양산에 들어간다. 앞으로의 시장 성장세 등을 고려해 생산능력은 연간 15만 대까지 높일 방침이다.
이 공장은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생산 시설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 현대차그룹의 스마트팩토리 브랜드 ‘이포레스트(E-FOREST)’ 기술을 더해 효율화·지능화도 추구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BV 전용 공장은 글로벌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플랜S’의 큰 축”이라며 “단기적으로 파생 PBV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 기술을 앞세워 공급 물량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규모 투자 계획에는 생산 설비 확충에 더해 연구개발(R&D)도 포함됐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과 선행 기술 개발, 연구 시설 구축 등에도 집중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파워일렉트릭(PE)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1회충전주행거리(AER) 증대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며 상품성 강화에 나서겠다는 의지다. 이 밖에 전기차 보급의 기반이 되는 충전 인프라 구축과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재활용하는 UBESS 등 신사업 추진에도 속도도 높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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