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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부 채우고, 합수단 출범…‘있는 죄 덮지 않는다’ 韓의 공식 시작된다

법무부 고위 간부 43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

지휘부 공백·업무 연속성 이유로 제시하지만

법조계 文정부 3년 사건 등 대대적 수사 관측

합수단 부활 따라 라임·옵티머스 사태 재수사

일각에선 특검 등 동시다발적 수사 진행 가능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국립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던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날 오후 경기도 과천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른바 ‘윤석열 사단’을 전진 배치하면서 대대적 사정작업이 초읽기에 돌입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장관은 후보자 시절 “살아 있는 권력 수사가 제일 안 된 건 지난 3년”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취임사에서는 검찰개혁을 “사회적 강자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수사하는 공정한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며 성역없는 수사를 약속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 시행이 4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검찰의 사정 폭풍이 거세질 것이란 전망이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18일 검찰 고위 간부 43명에 대한 대규모 인사를 발표했다. 검찰총장·대검찰청 차장검사 등의 사표 제출로 인한 검찰 지휘부의 공백, 법무·검찰의 중단없는 업무 수행 필요성 등에 따른 인사라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한 장관 취임 후 단 하루 만에 이뤄진 인사의 핵심은 이른바 ‘윤(尹) 라인의 부활’이다. 공석인 검찰총장 직무를 대행하는 대검찰청 차장에는 이원석(사법연수원 27기) 제주지검장이 임명됐다.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수장은 송경호(사법연구원 29기) 수원고검 검사가 맡는다. ‘검찰 빅4’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28기) 서울고검 송무부장이 임명됐다. 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을 지휘하는 서울남부지검장에는 양석조(29기) 대전고검 인권보호관이, 수원지검장은 홍승욱(28기) 서울고검 검사가 맡는다. 서울서부지검장에는 한석리(28기) 법무연수원 총괄교수가 임명됐다. 송경호 중앙지검장을 보좌하는 2·3차장으로는 박영진(31기) 의정부지검 중경단 부장, 박기동(30기) 원주지청장이 보임됐다. 검찰 수뇌부는 물론 검수완박 법 시행에 앞서 수사에 고삐를 죌 필요성이 있는 주요 사건 담당 일선 검찰청에 대한 인사가 이뤄진 셈이다. 특히 한 장관이 취임 이후 첫 행보로 합수단을 부활시킨데다 서울중앙지검·수원지검 등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주요 사건을 맡고 있어 대대적 사정 태풍이 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수완박 법안 시행이 4개월여 남아 검찰이 수사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점도 전 정권 시절 윗선 등 수사가 지지부진했거나 멈췄던 권력 수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의견에 힘을 싣는다. ‘있는 죄는 덮지 않아야 한다’는 이른바 ‘한(韓)의 공식’이 본격 시작되는 것이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한 장관이 ‘장관 본연의 임무’라고 한 상설 특별검사 출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며 “합수단의 부활로 라임·옵티머스 사태를 비롯해 신라젠 정계 로비 의혹까지 다시 수사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온다”고 지적했다. 라임펀드 환대 중단 사건의 경우 전직 청와대 행정관의 금융감독원 문건 유출,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원위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등이 제기됐으나 수사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특히 2020년 10월 김봉형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이강세 전 스타모빌리티 대표의 재판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는 취지의 증언을 해 파장이 일었으나 검찰은 사실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수사 종결 처리했다. 당시 강 전 수석은 이 전 대표를 만나 사실은 있으나 돈을 받은 적은 없다며 의혹을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신라젠 정계 로비 의혹 사건도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 모임인 노사모 출신 이철 전 VIK 대표의 거액 투자 사실과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의 VIK 직원을 상대로 한 특강, 유시민 노무현재단 전 이사장의 신라젠 기술설명회 축사 등 사실이 드러났으나 수사는 합수단 해체 이후 신라젠 경영진의 자본시장범죄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는 수준에서 종결됐다. 이외에도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청와대 울산시장 선거 개입·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등도 전 정권 후반 3년간 수사가 이뤄진 대표적 사건이라 재수사 목록에 오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밖에 서울동부지검이 수사 중인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 수원지검이 맡고 있는 이 고문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 등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검수완박 법 시행이 4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검찰은 수사력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사건을 동시 다발적으로 수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한 장관이 취임 하루 만에 합수단 재출범과 대대적 인사를 단행한 자체가 사정 정국의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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