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주간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테슬라와 애플 등 미국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사들였다. 인플레이션 압박과 금리인상 우려로 기술주가 조정을 받은 만큼 저가 매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국 뉴욕증시가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사태 초기의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폭락장을 맞으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을 매수한 서학개미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 12일부터 1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해외 종목은 테슬라(TLSA)로, 총 2억 5981만 달러 규모를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테슬라의 주가는 2.49% 떨어졌다. 테슬라는 최근 주가가 내리고 있음에도 3주 연속 서학 개미들이 가장 많이 산 종목에 올랐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의 테슬라 순매수 결제액 규모는 17억4604만 달러인데, 최근 한 달 동안 사들인 규모가 절반 이상(51.9%, 9억601만달러)에 달했다.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면서 서학개미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소셜미디어 트위터 지분 인수 논란에 휩싸인 테슬라는 최근 1개월 간 주가가 30% 가까이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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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매수 2위는 ‘프로쉐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였다. TQQQ는 나스닥100 지수의 일간 등락률을 3배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나스닥 지수가 최근 큰 폭의 조정을 받은 점을 고려해 기계적 반등을 예상한 서학개미의 관심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 ETF를 보유한 서학개미들의 성적표는 암담하다. 최근 1주일간 주가가 1.33% 빠지며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연초 대비로는 60% 넘는 손실을 기록 중이다. 더 큰 문제는 미국 증시가 소비축소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금융시장 버블을 여러 차례 예측한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이 ‘닷컴버블’까지 언급하는 등 증시의 추가 하락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서학개미의 공포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들이 세 번째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애플(AAPL)이었다. 이 기간 애플의 순매수 결제액은 4814만 달러였지만 주가는 되레 1.22% 빠졌다. 애플 역시 올해 고점대비 20% 넘게 빠지며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다.
나스닥지수 일일 하락률의 3배를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SQQQ)' ETF에도 2662만 달러가 유입됐다. 최근 1주 동안 주가가 2.63% 밀렸지만 연초 대비로는 90% 넘게 올라 SQQQ를 장기 보유한 서학개미는 큰 수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 수익률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3X(SOXL)과 미국대형주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코어 SP 500 ETF에도 각각 2224만 달러, 1831만 달러가 들어왔다. 유니티소프트웨어(1364만 달러)와 아이온큐(1101만 달러) 등 테마를 타고 폭등한 후 급락한 종목에 자금이 유입된 점도 눈에 띈다. 메타버스 관련주로 묶인 유니소프트웨어는 고점대비 60% 주가가 밀렸다. 양자컴퓨터 바람을 타고 주가가 폭등했던 아이온큐도 고점대비 주가가 반토막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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