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 표결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부결론’이 강하게 일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신중론’이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총괄선거대책위원장마저 새 정부의 첫 출발을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민주당의 입장이 찬성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한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19일 자당 소속 의원들에게 한 후보자 인준 반대를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친전을 보냈다. 인사청문 과정에서 전관예우 의혹 등이 제기된 만큼 총리로서 부적격하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인준 부결은 한덕수 개인의 불행으로 끝날 일이지만 가결은 대한민국 전체 공직 사회의 불행이 될 것”이라며 반대 투표를 호소했다.
한동훈 장관 임명 강행에 따른 반발 여론도 여전히 거세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장관 임명은 대국민 선전포고”라며 총리 인준과의 연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민주당의 한 의원도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당내에서도 두고 보자는 반발심이 커지는 모습”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표결 날짜가 다가오면서 지방선거 출마자와 원로들을 중심으로 인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모습이다.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가 “총리 인준은 해줘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데 이어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도 “일하게 하고 견제하라, 이게 민심”이라며 인준에 무게를 뒀다. 당내 원로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 역시 “결국 총리는 인준을 해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 총괄선대위원장도 이날 CBS 라디오에 출연해 “(윤석열 정부가) 첫 출발하는 단계라는 점도 조금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당내 이른바 ‘이재명계’ 의원들에게 인준안 가결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한 후보자 인준과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연계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대세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윤 대통령이 정 후보자 거취에 대한 결론을 국회 인준 전까지 내리지 않을 것으로 전해진 데다 애초에 국민적 여론이 좋지 않은 정 후보자는 총리 인준과의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가 총리 인준을 의원들의 자율 투표에 맡기는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민주당은 20일 본회의에 앞서 의원총회를 열고 한 후보자 인준에 대해 최종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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