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6조3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州)에 전기차 공장을 짓는다. 새로운 전기차 공장 인근에 배터리셀 공장도 건설한다. 북미 지역 내 전기차 생산 체계를 구축해 급성장 중인 미국 전기차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은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미국 전기차 전용 신공장 건설과 배터리셀 공장 투자 등을 포함한 미국 전기차 생산 거점 확보 계획을 21일 공개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과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주 주지사 등 관계자들은 이날 현지 전기차 공장 건설 예정 부지에서 현대차그룹-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투자 협약식을 열고 투자 계획을 공식화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협약식 영상을 통해 “미국에 전기차 전용 생산 거점을 조지아에 마련하고 미국 고객을 위한 혁신적인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라며 “제조 혁신기술 도입, 신재생 에너지 활용 등 미국에서의 첫 스마트 공장으로써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비전 달성을 위한 중요한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는 “주 역사상 가장 큰 프로젝트로의 성공을 위해 현대차그룹과 조지아주가 함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2025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전기차 공장을 새로 짓는다. 연산 30만 대 규모다. 부지 면적은 1183만㎡로 내년 상반기 착공이 목표다. 현대차그룹이 2005년 미국 앨라배마에 처음 공장을 가동한 이후 20년 만에 순수 전기차만을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역내 확충하게 되는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이 공장에서 북미 시장을 위한 다양한 전기차를 만들어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신설 전기차 공장은 기아(000270)의 미국생산법인(Kia Georgia)과 약 400㎞ 거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앨라배마주에 위치한 현대차 미국생산법인(HMMA)과 함께 부품 협력사 및 물류 시스템 공유 등 효율적인 공급망 관리를 통한 시너지도 창출된다.
특히 신공장에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이 도입된다. HMGICS의 혁신 플랫폼은 수요 중심의 인공지능 기반 지능형 제어 시스템, 탄소중립 RE100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저탄소 공법, 안전하고 효율적 작업이 가능한 인간 친화적 설비 등 다양한 제조 신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제조 플랫폼이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배터리셀 공장도 설립하기로 했다. 전기차 생산·판매 확대를 위한 필수 요건으로 꼽히는 안정적인 배터리 조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배터리셀 공장은 현대차그룹 전기차 공장과 인접한 부지에 위치할 계획이다. 파트너사와 구체적인 계획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추후 확정할 방침이다.
미국 내 대규모 전기차 투자 계획으로 현대차그룹의 전동화 전략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총 32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미국에서는 전체 목표치의 4분의 1 수준인 84만 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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