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정상이 21일 정상회담을 통해 외환시장 동향과 관련해 긴밀히 협력하기로 하면서 불안했던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당초 기대를 모았던 상설 통화스와프에 준하는 협력 방안이 무엇인지 구체적 내용이 담기지 않았고 강달러 기조가 당분간 계속되는 만큼 일시적 효과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양국은 이날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질서 있고 잘 작동하는 외환시장을 포함해 지속 가능한 성장과 금융 안정성을 증진하기 위해 양 정상은 외환시장 동향에 관해 긴밀히 협의해나갈 필요성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외환시장 협력을 강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미국이 다른 나라와의 정상회담에서 행정부 간 외환시장 협력을 천명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이 상대국에 대해 과도한 평가 절하를 지적했던 과거 사례와 달리 양국 간 협력을 강조한 만큼 시장 변동성을 줄이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양국이 외환시장 동향을 점검하기 위해 협의를 정례화하고 필요 시 수시로 협의하기로 의견을 모으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됐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원화 약세 흐름 자체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추가 빅스텝(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강달러가 당분간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찬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충격 등 불확실성으로 강달러 압력은 3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환율이 4분기에 하락하려면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성장 둔화 우려와 악화된 달러 수급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이번 회담이 통화스와프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는 평가다. 한미 상설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만큼 원화 위상이 높지 않고 한시적 통화스와프를 체결할 정도로 위기 상황도 아니기 때문이다. 통화스와프 주도권을 쥔 연준도 신중한 입장이다. 왕윤종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회담 이후 브리핑에서 “통화스와프는 연준이 담당하는데 미국은 중앙은행 독립성을 강조하는 나라”라며 “외환시장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고 다양하게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태효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통화스와프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 도입에 대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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