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관 전용 사모펀드(PEF)가 지난해 국내외 기업 630곳에 27조 원을 투자하며 투자 규모에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펀드의 숫자 역시 가장 많이 증가했다.
23일 금융감독원의 ‘2021년 기관 전용 사모펀드 동향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신설된 PEF는 318개로 전년(219개) 대비 99개(45.2%)나 늘어났다.
지난해 신설된 PEF를 규모별로 보면 출자 약정액 3000억 원 이상 대형 PEF 17개, 중형(약정액 1000억~3000억 원) 48개, 소형(약정액 1000억 원 미만) 253개 등이다. 소규모 업무집행사원(GP)의 시장 진입이 늘어나면서 소형 프로젝트 펀드가 급증했다.
지난해 PEF 투자 규모는 역대 최대로 630개 사 대상 27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0.8% 급증했다. PEF 투자 대상은 제조업이 44.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1조 1000억 원에 인수한 게 대표적이다. 정보통신업(14.7%), 금융 및 보험업(8.4%), 도매 및 소매업(7.3%) 등 순으로 제조업과 정보통신업에 집중됐다. 국내 투자 집행액이 22조 9000억 원, 해외 집행액이 4조 4000억 원이었다. 추가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미집행 약정액은 지난해 말 28조 7000억 원에 달했다.
2021년 투자 회수액은 16조 1000억 원으로 총 107개 PEF가 해산했다. 존속기간은 평균 3.7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PEF를 운용하는 GP 수는 394개 사로 전년 대비 58개 사가 늘어났다. 전업 GP가 294개 사로 전체의 74.6%를 차지했다. GP 중 약정액 1조 원 이상 대형 GP는 31곳으로, 총 약정액은 55조 9000억 원으로 전체의 과반(57.6%)을 차지했다.
PEF는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대형 M&A 상위 20건 중 PEF의 참여 비중은 지난해 85%에 이른다. 금감원은 “기관 전용 사모펀드가 최대한 자율적으로 사모펀드답게 운용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면서 “개편된 사모펀드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GP 영업 실태 모니터링 및 관리 감독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금융 당국은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전문투자형과 경영참여형으로 나누던 사모펀드 제도를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 전용 사모펀드로 개편했다. 일반 사모펀드에는 일반·전문투자자가 돈을 넣을 수 있지만 기관 전용 사모펀드에는 연기금·금융회사 등 일부 전문투자자만 투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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