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25일 대장급 인사 7명을 전원 쇄신했다. 새 정부의 첫 합동참모의장에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인 김승겸(59·육사 42기) 대장을 발탁했다.
국방부는 이날 합참의장을 포함해 총 7명에 대한 대장급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26일 국무회의 의결 이후 합참의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할 예정이다.
김 의장 후보자가 임명되면 37대 정승조 의장(2011~2013년) 이후 9년 만에 탄생한 육사 출신의 의장이 된다. 김 후보자는 1963년 충남 서천 군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부친은 김영옥 예비역 중령이며 김영 예비역 대령이 숙부이기도 하다. 김 후보자는 서울 오산고 졸업 이후 42기로 육사에 입교해 1986년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주요 경력으로는 제 28보병사단장, 제3군단장, 육군참모 차장, 연합사 작전참모부 차장 등을 역임했다.
이번 인사 배경과 관련해 한 당국자는 “현재의 안보 상황을 감안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분이 선택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올해 17차례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고 7차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상태다. 따라서 북한 위협에 확실하게 대응하고 한미 동맹의 결속을 다질 수 있는 인물로 김 후보자를 낙점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그를 잘 아는 군의 한 간부는 “조금 거친 면이 있지만 정치에 한눈 팔지 않고 어떤 압박에도 굽히지 않는 소신 있는 군인”이라며 “연합사에서 주요 보직을 경험했기 때문에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한미동맹의 대비 태세를 구조적·작전적 차원에서 강화하는 데 최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후보자는 현역 육군 장성 중 실전을 3번 경험한 장군인 것으로 전해진다. 첫 실전은 1992년 북한 무장 공비의 은하계곡 침투 사건, 두 번째는 2014년도 북한의 고사총 도발 사건, 세 번째는 2015년도 북한군의 포격 도발 사건이었다. 은하계곡 사건은 1992년 5월 22일 새벽 북한 무장 공비들이 어둠을 틈타 비무장지대의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사건이었다. 당시 우리 군은 즉각 대응 작전을 펴 무장 공비 전원을 사살했다. 당시 전방 초소 13중대장(대위)였던 김 후보자는 작전에 참여해 무장 공비들과 교전을 벌여 전과를 올렸고 을지무공훈장을 받았다.
이날 국방부의 대장급 인선에 따라 신임 육군참모총장에는 박정환(55·육사 44기), 해군총장에는 이종호(56·해사 42기), 공군총장에는 정상화(58·공사 36기) 중장이 각각 내정됐다. 이들 세 명은 모두 현재 합참에서 근무하고 있다. 3군 총장이 모두 합참에서 발탁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와 함께 연합사 부사령관에는 안병석(54·육사 45기) 육군참모차장, 지상작전사령관에는 전동진(55·육사 45기) 합참 작전본부장, 2작전사령관에는 신희현(55·학군 27기) 제3군단장을 임명했다.
이번 인선의 특징은 군심 안정에 방점이 찍혔다고 볼 수 있다. 당초 기존의 군내 기수 순서를 크게 거스르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직 장악력과 실력·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들이 낙점됐다는 게 군 안팎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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