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준 SK E&S 대표이사 부회장이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천연가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석탄발전 비중이 높은 아시아에서 가스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란 얘기다. 화석연료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블루수소, 탄소 포집·저장·활용(CCUS) 등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SK E&S가 추진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도 소개했다.
유 부회장은 26일 오전 ‘넷제로(탄소 순배출량 0) 목표를 향한 아시아의 가스 산업(Gas in Asia - a Path or Threat to Net Zero Goals)’을 주제로 열린 ‘2022 세계가스총회(WGC 2022)’ 기조발표 세션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유 부회장은 에너지전환 시대에 천연가스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의 석탄발전 비중은 60~70%에 달하는데 이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가스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며, 또한 모든 국가들이 미래 에너지원으로 보고 있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가스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연가스는 어떠한 에너지믹스를 지향하더라도 반드시 거쳐 가야 할 ‘관문(Gateway)’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얘기다.
유 부회장은 가스가 화석연료로서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블루수소와 CCUS 등 기술을 활용하고 탄소배출권 제도로 (탄소배출을) 상쇄할 수 있다”면서 “특히 CCUS는 기존에 있는 인프라 역량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액화천연가스(LNG) 업체는 이를 신(新) 사업 발굴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넷제로 달성을 위한 정부 역할도 언급했다. 유 부회장은 “1개 국가나 1개 기업이 탄소배출을 다 할 수 없고 탄소배출을 저감하려면 정부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수입을 주로 하는 아시아에서 가스는 매우 비싸기 때문에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기관을 향해 LNG를 바라보는 시각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유 부회장은 “석탄에서 가스로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식”이라며 “선진국도 여전히 가스 사용을 계속 늘리고 있는데 국제 금융기관은 화석연료라는 이유로 (LNG 투자에) 파이낸싱을 제공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유 부회장은 SK그룹과 SK E&S의 탄소감축 계획도 소개했다. 그는 “SK그룹은 2030년 기준 전세계 탄소감축 목표량인 210억톤의 1%인 2억톤을 감축할 것”이라며 “SK E&S는 동티모르 바유 운단 가스전을 활용한 1000만톤 규모의 CCS 프로젝트 개발을 추진 중이며 세계 최대 1200만톤 규모 북미 CCS 프로젝트에 투자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등 어느 때보다 불확실한 시기를 겪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에너지믹스는 넷제로라는 장기적인 방향성을 향해 진화할 것"이라며 “특히 아시아는 향후 에너지전환의 잠재력이 가장 큰 시장인 만큼 반박자 빨리 움직인다면 ‘탄소중립(Carbon Neutral) 가스’는 ‘새로운 대항해시대로의 긴 여정’에서 ‘암초’가 아닌 ‘길잡이 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맺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