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 급등세 둔화 조짐 속에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뉴욕증시가 강세로 장을 마쳤다.
2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575.77포인트(1.76%) 오른 3만3212.9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00.40포인트(2.47%) 뛴 4158.2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390.48포인트(3.33%) 오른 1만2131.13에 마감됐다.
이날 뉴욕증시는 인플레이션 지표와 소비자 지출에 주목했다. 소매업체들의 실적 호조와 인플레이션 둔화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으로 3대 지수는 강하게 반등했다.
6거래일 연속 오른 다우지수는 이번 주에만 6.24% 뛰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6.58%, 6.84% 상승했다. 다우지수는 9주 만에,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8주 만에 상승 반전했다. 다우지수는 지난주까지 8주 연속 하락해 1923년 이후 최장기간 하락세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2개월 연속 하락, 5% 밑으로 내려가자 안도했다. 4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해 전달 기록한 5.2%에서 다소 둔화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2월 기록한 40년 만에 최고치인 5.3%에서 2개월째 하락한 수치다. 근원 PCE 물가는 전월 대비로는 0.3% 올라 3개월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포함한 4월 PCE 가격 지수는 지난해보다 6.3% 올랐다. 전달 기록한 1982년 1월 이후 최고치인 6.6% 상승에서 둔화한 것으로 4월 PCE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해 전달 기록한 0.9% 상승을 크게 밑돌았다.
소비자들의 경제 신뢰도를 보여주는 5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는 부진했다. 이날 수치는 58.4로 앞선 예비치와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59.1을 하회했다.
물가 지표 발표 이후 10년물 국채금리는 2.71% 수준까지 내렸다. 전날에는 2.75% 수준이었다.
PNC파이낸셜 서비스의 거스 포셔 수석이코노미스트는 "5월에 에너지 가격이 또 한번 크게 오르면서 월간 기준으로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시 상승할 것 같다"면서도 "일단 인플레이션 둔화는 매우 환영할 만하다"고 상황을 짚었다.
미국인들은 지난달 소비지출도 0.9%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이 조사한 전망치(0.7%)를 상회하는 수치다.
이에 대해 마켓워치는 "인플레이션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지출이 여전히 견조한 속도로 증가했다"면서 "높은 인플레이션과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으로 인해 미국 경제가 역풍을 맞고 있지만,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노동시장이 경제를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기업들의 실적은 개별 기업별로 엇갈렸다. 의류업체 갭은 연간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했다는 소식에 주가는 장중 10% 이상 하락했으나 상승 반전하며 4% 이상 올랐다.
미용 제품업체인 울타뷰티는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 12% 넘게 급등했다. 대형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는 예상치를 웃돈 매출에도 동일 점포 매출 증가율이 예상치에 못 미치면서 주가는 1% 상승에 그쳤다.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주가는 예상치를 웃돈 매출 등에 12% 이상 올랐고 인사 관련 기술업체인 워크데이는 예상치를 밑돈 실적 발표에 주가는 5% 이상 미끄러졌다.
S&P500 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상승세를 기록한 가운데 임의소비재와 기술 관련주가 3% 이상 올라 상승을 이끌었다.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는 것이 뉴욕증시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사람들은 그동안 잘 작동해온 전략이나 전술을 포기하는 것을 꺼린다"면서 "고객들이 단호하게 매수에 나서는 모습이 목격되고 있다"고 했다.
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한 전략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주식시장의 비관론이 너무 깊어졌기 때문에 적당히 좋은 뉴스에도 시장이 더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보 해제(all-clear)' 깃발과 같은 것을 흔들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 "우리는 여전히 불안한 시장을 예상한다"고도 했다.
이날 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 7월 인도분은 배럴당 0.98달러(0.86%) 오른 115.07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7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오후 10시37분 기준 배럴당 1.40달러(1.19%) 오른 118.80달러를 기록 중이다.
금 가격은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온스당 3.00달러(0.16%) 오른 1850.6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화는 약세다. 이날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날보다 0.19% 내린 101.64를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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