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올해 안에 수의사법·동물보호법 개정 등을 통해 펫보험 활성화에 나선다고 밝힌 만큼 가입률이 1% 미만인 펫보험 활성화에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반려동물보험 가입건수는 지난 2017년 2781건에서 2021년 4만9766건으로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펫보험 원수보험료도 9억8400만원에서 216억9400만원으로 증가했다. 펫보험은 지난해 기준 손해보험사 10곳에서 판매 중으로 지난 2017년 3곳에서 3배 이상 늘었다. 자연히 상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보장영역도 넓어졌다. 펫보험은 반려동물의 실손보험으로 반려동물이 질병·상해로 수의사에게 치료를 받을 경우 치료비를 보상해주는 보험이다. 반려동물 인구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펫보험 가입도 증가추세지만, 1500만명으로 추산되는 반려동물 인구 중 펫보험 가입률은 여전히 1%도 안되는 수준이다.
윤 대통령은 ‘토리’ 등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와 함께 살고 있는 애견·애묘인이다. 윤 정부는 최근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반려인·반려동물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하는 펫보험 활성화’를 선정했다. 국정과제 목표로 올해 안에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수의사법·동물보호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동물 생체 정보를 활용한 반려동물 등록제 도입하기 위해 동물보호법을 개정하고, 수의사에게 진료부 발급을 의무화하도록 수의사법을 개정한다는 것이다. 2023년에는 펫보험 활성화를 위한 상품개발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반려인·반려견이 함께 가입·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 출시도 허용해 반려인의 상해·질병과 반려동물의 돌봄비용, 암진단비 및 입원치료비 등을 함께 보장받는 방식의 상품 등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펫보험을 활성화하려면 근본적으로 ‘질병코드 표준화’가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동물 질병코드 표준화는 수천가지의 질병 종류를 정리하고 기호로 분류하는 작업으로, 이를 통해 동물병원마다 천차만별인 진료비를 어느 정도 표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펫보험이 활성화된 일본 등 해외에서는 이미 표준화된 동물 질병코드를 기반으로 펫보험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업계 한 관계자는 “표준화된 동물 질병코드를 마련한 후 진료항목 표준화, 표준수가제 도입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해부터 맹견책임보험이 의무화됐지만 여전히 개물림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만큼 펫보험 활성화와 함께 맹견책임보험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개물림사고 방지를 위해 도입된 기질평가제도 보다는 사고예방대책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