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육군이 도입을 검토 중인 한화디펜스의 미래형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Redback)’의 핵심 기술과 기동 성능이 공개됐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7일 육군 11사단 부대 훈련장에서 레드백 시범 운용 미디어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사단 기갑수색대대에서 시범 운용 중인 레드백 궤도장갑차의 실제 기동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행사 현장엔 육군과 방위사업청 관계자 등까지 80여명이 참석해 ‘레드백'의 활약을 지켜봤다. 국내에서 레드백 기동 시연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이날 레드백은 야지주행, 장애물 극복, 제자리 선회, 포탑 구동, 병력 승하차 등을 선보였다. 앞서 레드백은 국내기업이 수출 목적으로 개발한 무기체계를 우리 군에서 일정 기간 시범 운용한 후 운용 실적을 업체에 제공하는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 운용' 제도에 따라 육군이 시범 운용하고 있다.
11기동사단은 지난 2019년 동북아 최강의 기계화 보병 사단으로 불려온 20사단과 통폐합을 통해 막강한 화력을 지닌 동북아 최강 사단 중 하나로 꼽힌다.
호주에 서식하는 붉은등 독거미 이름을 딴 레드백은 5세대 보병전투장갑차로 복합소재 고무궤도, ‘아이언 비전(Iron Vision)’, 헬멧전시 기능, 능동위상배열레이더(AESA) 이용 ‘아이언 피스트(Iron Fist)’ 능동방어체계, 암 내장식 유기압 현수장치, 상태감시시스템(HUMS) 등 신기술을 대거 적용했다. 현재 한국군이 주력으로 운용하고 있는 K-21 보병전투장갑차에 비해 가격은 3배 가량 비싸지만 성능은 훨씬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다.
레드백은 대전차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하이브리드 포탑'을 장착하고 30㎜ 주포, 7.62㎜ 기관포가 탑재되며 '열상 위장막'을 두르면 열상 감시장비 탐지와 열추적 미사일 공격을 회피할 수 있는 '스텔스 장갑차'로 변신할 수 있다.
한화디펜스는 올해 초 호주 현지에서 레드백 내구도 자체 평가를 시행한 데 이어 오는 8월 국내에서도 1만㎞ 내구도 시험평가를 진행하는 등 다양한 지형에서의 운용 신뢰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조현기 방위사업청 기동사업부장(육군 준장)은 "수출용 무기체계 군 시범운용을 통해 호주와 유럽 등에 레드백 장갑차의 최신 성능과 신뢰성 등 시범운용 실적을 제공하여 수출을 적극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호주군은 차세대 궤도형 전투장갑차와 계열 차량 8종 등 400여 대 도입을 추진 중이며, 레드백은 최종 시험평가를 마치고 올 하반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기다리고 있다.
조 준장은 "우리 군이 요구하는 성능과 기술이 접목된 '한국형 레드백' 도입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며 레드백의 한국군 도입 가능성도 언급했다.
한편 레드백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도 추진되고 있다. 한화디펜스 미국법인은 미국 차세대 유무인 보병전투장갑차(OMFV) 사업에 오시코시 디펜스 컨소시엄의 핵심 협력업체로 참여해 레드백을 기반으로 한 OMFV 장갑차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유럽 여러 국가에서도 신규 궤도형 장갑차 도입이 추진되는 가운데 레드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한화디펜스는 전했다.
한화디펜스 관계자는 "호주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레드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부환 한화디펜스 해외사업본부장은 "레드백은 호주 최종 시험평가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발휘하며 장비의 우수성과 신뢰성을 입증한 만큼 호주 보병전투장갑차 사업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레드백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쳐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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