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6·1 지방선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국민의힘이 선거 막판 대형 호재를 만났다며 총공세를 가하는 가운데 이 후보 역시 정면 돌파 의지를 내비치면서 논란은 선거 당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9일 경기 안산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현장 회의에서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놓고 민주당 내부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다”면서 “콩가루 정체성 그 자체”라고 비판했다.
그는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와 이재명 후보는 김포공항을 폐항하고 서울 시민들이 청주와 원주공항을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오영훈 민주당 제주지사 후보는 이런 공약이 전혀 상의되지 않은 무리수라고 항변하고 있다”면서 “김동연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성남 서울공항 기능을 김포공항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하는데 네 사람 중 두 사람은 거짓말쟁이인 셈”이라고 꼬집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역시 이재명·송영길 후보를 겨냥해 “한 분은 하마터면 대통령이 될 뻔한 분이고 또 한 분은 민주당 대표를 2년 가까이 했다”면서 “인천 국회의원과 서울시장 자격이 없는 게 아니라 정치권에서 퇴출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이처럼 연일 공세를 펼치는 것은 제주 지역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 때문으로 해석된다. 제주 지역 지방선거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 사이에서는 김포공항 이전이 이슈로 떠오른 것 자체가 대형 악재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선거가 어려울수록 겸손하게 지역구 골목을 더 치열하게 돌았어야 했는데 대선 때처럼 ‘한 방’에 의존하려 했던 것 같다”면서 “대선 운동과 지역구 선거운동의 차이점을 잘못 이해한 자충수”라고 전했다.
오영훈 후보도 논란 차단에 나섰다. 오영훈 후보는 28일 “이번 공약은 대선 과정에서 송 후보가 주장하던 내용으로, 당시에도 이미 논의 과정에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당 공약에 넣지 않기로 한 사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다만 이 후보가 사실상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히면서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에 무관심했던 지역 내 중도층과 위축된 전통 지지층이 투표장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공항 때문에 고도 제한과 개발제한구역 규제로 땅이 방치되고 있다. 계양구는 공항철도·공항고속도로 등 국책 사업을 위해서 길을 내주기만 했다”면서 “소음과 저개발 원인이 되고 있는 김포공항을 이전해 수도권 서부 발전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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