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들이 루나와 테라 폭락 사태를 계기로 공동 대응과 관련한 논의가 시작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 필요성을 제기하는 상장 및 상장폐지 기준과 시점 등의 높은 수준보다는 루나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졌을 때 상황을 공유해 투자자 유의 사항을 공지하는 등 낮은 수준의 대응이 중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는 최근 루나 사태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경우 공동 대응을 위한 협의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 상장 담당자들이 공동 대응을 위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직 초기 단계라 공동협의체 조직과 같이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 24일 긴급 당정 간담회에서 이석우두나무 대표가 "주요 거래소와 협업 체계를 논의해 유사한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공동으로 대응할 기반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말한 만큼 조만간 어떤 식으로든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공동 대응을 하더라도 수위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입·출금 중단이나 거래지원 종료 등의 구체적인 기준을 통일할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거래소마다 입장 차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거래소 관계자는 “상장 기준을 구체적으로 통일하면 복수의 거래소가 있을 필요가 없다. 모든 편의점에서 같은 제품을 판다면 굳이 선호하는 편의점을 이용할 필요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루나 사태와 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유의 종목 지정 시점이나 관련 공지는 공동으로 내는 등 낮은 수준에서 공동 대응이 우선 모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25일 국내 5대 거래소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가상자산에 대한 유의 사항을 알리면서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과 연관 가상자산 목록을 공동으로 작성한 바 있다.
한편 루나와 테라를 발행한 테라폼랩스는 지난 28일 오후 3시 '테라 2.0'을 출시했다. 기존 루나와 테라 보유자에 대한 에어드랍(무상분배)도 진행했다. 국내 5대 거래소들은 앞으로도 테라와 루나에 대한 거래지원은 하지 않지만 투자자들의 손실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는 판단으로 에어드랍은 지원하기로 했다. 테라2.0 출시에 따라 기존 블록체인은 테라 클래식으로, 기존 루나는 루나 클래식'(LUNC)으로 이름이 바뀐다. 새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토큰은 루나2(LUNA2)'로 명명된다.
국내 거래소는 일단 새로운 루나에 대해 상장 계획이 없음을 알렸다. 하지만 이미 해외 거래소에서는 루나2의 상장이 완료되거나 추진하는 곳들이 등장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비트는 테라 2.0이 출시된 2시간 만인 28일 오후 5시께 새로운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 테더(USDT)의 페어 거래를 시작했다. 게이트아이오(Gate.io)와 멕스씨(MEXC) 등도 루나(LUNA) 거래 서비스를 시작했다. 29일 오후 4시37분 현재 바이비트에서 1루나는 6.6USDT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상장 직후 0.5USDT였지만 하루 만에 1226% 상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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