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는 30일 과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치매 증상이 의심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과 관련해 “정치인으로서의 역할과 행정부처 수장으로서의 역할은 다르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들에게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국민연금공단 사옥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정치인으로서 태도·생각과 행정 부서에서 종합적으로 정책을 수립하고 국민 행복과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위치는 다르다”면서 “야당 의원들에게 부적절한 표현이 있었다면 충분히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2019년 10월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의 기억력을 지적하며 치매를 언급했다. 김 후보자는 “건망증은 치매 초기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다”며 “국민들은 대통령의 기억력 문제를 많이 걱정하고 있으니 대통령 주치의뿐만 아니라 박능후 보건복지부 전 장관께서도 대통령 기억력을 잘 챙겨야 한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자가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자 민주당 측에서는 ‘막말 논란’이 있는 후보자를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유감이란 입장을 내놓았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건망증은 치매 초기 증상' 등의 발언은 건망증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아픔과 상처를 주고 모독한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 된 것은 굉장한 유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김 후보자의 ‘부적절한 표현을 설명할 것’이란 발언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자는 이날 여성 장관 후보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식약처에서 여성 최초의 국장·원장·처장·차장 등을 역임했다”며 “여성의 섬세하고 부드럽고 따뜻한 시각으로 우리 사회의 고통 받고 보이지 않는 어두운 곳도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는 복지 정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사청문회 때 국민들이 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녀의 갭투자 의혹에 대해선 “절대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김 후보자는 “아파트가 투기 목적이었다면 지금까지 소유했지 팔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세계약금과 관련해 다 시세대로 진행했고 모든 세금을 다 납부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법적인 하자가 없는 상황이니 국민들이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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