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경매시장에서 빌라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에서 팔린 주택 10채 가운데 6채가 빌라로 17개월 연속 아파트의 매매 거래량을 추월하고 있다.
1일 한국부동산원의 주택 유형별 매매 통계(신고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4월 서울의 전체 주택(단독·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아파트) 매매 6120건 가운데 빌라(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3808건(62.2%)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51.1%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그 비중이 더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같은 기간 강북·강서구(83.1%)는 주택 매매 10채 중 8채 이상이 빌라였다. 이어 은평구(74.6%), 양천구(74.4%), 금천구(71.2%), 도봉구(70.5%) 등의 순으로 빌라 비중이 높았다.
그동안 빌라는 환금성이 떨어지고 가격도 잘 오르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고강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력 등이 겹치면서 아파트 거래절벽이 이어지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매수 수요가 몰리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빌라 매매 건수는 지난해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17개월 연속 아파트 매매 건수를 추월했다. KB 주택 가격 동향 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는 3억 4780만 원으로 평균 아파트 매매가(12억 7818만 원)의 3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경매시장에서도 아파트보다 빌라가 인기를 끌고 있다. 법원 경매 전문 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빌라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97.6%로 두 달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서울에서 전달 대비 낙찰가율이 하락한 아파트(105.1%→96.4%), 오피스텔(100.7%→99.0%)과 대조적이다. 용산구 청파동1가의 빌라 지하 1층은 지난달 경매에서 감정가(2억 5000만 원)의 세 배가 넘는 7억 5864만여 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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