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 부족이 장기화하며 5월에도 완성차 업계의 판매 부진이 이어졌다.
2일 각 사 발표를 종합하면 완성차 5사(현대차(005380)·기아(000270)·한국GM·르노코리아·쌍용차(003620))는 지난달 국내외 시장에 총 59만1166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5월보다 2.8% 감소한 수치다. 지난 2월 소폭의 반등을 보인 뒤 3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감소폭은 전월보다 줄어들었다.
국내 판매는 3.5% 줄었고 해외 판매는 2.6% 감소했다.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가 지속하며 생산 차질이 이어진 점이 국내외 판매량을 나란히 끌어내렸다.
현대차는 지난달 세계 시장에 총 32만403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5월보다 0.5% 감소한 수치다. 다만, 국내 판매는 지난해보다 2.1% 늘어나며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증가세를 보였다. 세단은 그랜저 7602대 등 1만6544대가 팔렸고, RV는 팰리세이드 4110대 등 2만570대가 판매됐다. 해외 판매는 지난해보다 1.1% 감소했다.
기아는 국내와 해외 판매가 모두 줄었다. 지난달 기아의 국내외 판매량은 23만4554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5월보다 4.9% 감소한 수치다.
국내 판매는 지난해보다 4.7% 줄었다. 승용 모델은 레이 3788대 등 1만4651대가 팔렸고, RV 모델은 카니발 5485대를 비롯해 2만5208대가 판매됐다. 해외 판매는 5.0% 감소했다. 스포티지가 3만3407대 팔리며 해외 최다 판매 차종으로 기록됐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반도체 부품 수급 차질 등으로 경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유연한 반도체 배분과 차량 생산 일정 조정 등으로 공급 지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와 내실 있는 판매 전략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수익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GM은 5월에 전년보다 4.4% 감소한 1만5700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지난해보다 39.8% 줄었지만, 수출이 9.3% 증가하며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트레일블레이저가 형제 차종인 뷰익 앙코르 GX와 함께 총 6471대, 스파크와 말리부가 각각 2792대, 597대 수출됐다.
카를로스 미네르트 한국지엠 영업·서비스·마케팅 부문 부사장은 “트레일블레이저와 콜로라도부터 올해 출시된 신제품까지 쉐보레의 인기 차종에 대한 국내외 고객의 관심이 뜨겁다”며 “6월에는 이쿼녹스의 출시도 예정되어 있는 만큼, 한층 강화된 SUV 라인업과 함께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코리아는 내수와 수출이 각각 19.6%, 14.9% 줄었다. 합계 판매량은 전년보다 17% 감소한 8591대로 나타났다.
XM3는 전년 대비 93.8% 증가한 1907대 판매되며 5월 내수 실적을 견인했다. 다만, 수출은 부품 수급과 선적 지연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4.9% 줄었다. XM3(수출명 르노 뉴 아르카나)는 총 선적 물량 4337대 중 유럽 시장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입증 받은 하이브리드 모델이 80% 이상인 3481대를 차지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총 8282대를 판매했다. 내수가 13.7% 줄었지만, 수출은 4% 늘었다. 수출 물량 증가에 힘입어 지난 3월 이후 3개월 연속 월 판매량이 8000대를 넘어섰지만, 반도체 등 부품 수급 제약으로 지난해보다는 판매가 6% 줄었다.
현재 쌍용차의 수출 선적 적체 물량은 1만 대를 넘어서고 있다. 쌍용차는 적체 해소를 위해 지난달 수출 위주로 생산 라인을 운영함에 따라 내수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출은 적체 물량을 일부 해소하며 2016년 12월(6005대) 이후 6년 만에 월 4000대 판매를 돌파했다. 전년 대비 4% 증가한 것으로 올해 월 최대 실적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