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손잡고 유럽과 중동까지 철도를 연결한다. 20년 넘게 계획했던 중국~유럽 최단 노선 착공이 눈앞으로 다가오면서 중국의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이 다시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3일(이하 현지 시간)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최근 현지 통신사인 카바르와의 인터뷰에서 “CKU 철도가 내년에 착공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CKU 철도는 중국과 키르기스스탄·우즈베키스탄 세 나라를 연결하는 철도 노선으로 이들 3국의 앞 글자를 땄다. 철도의 총길이는 중국 213㎞, 키르기스스탄 260㎞, 우즈베키스탄 약 50㎞ 등 총 523㎞다.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최단 노선이 될 이 철도가 완공되면 기존 노선에 비해 운행 거리는 900㎞ 단축되고 운송 기간도 7~8일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3국은 1997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철도 건설을 추진했으나 재원 조달을 둘러싼 이견이 발생한 데다 자국을 경유하는 화물 노선의 물량 감소를 우려한 러시아의 반대에도 부딪쳐 사업이 중단됐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 철도가 키르기스스탄의 경제 번영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킬베크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총리도 “모든 이해 당사국들과의 협정이 완료됐다”면서 “9월 상하이협력기구 정상회의 때 3국 정상이 철도 건설을 시작하는 문서에 서명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샵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도 지난달 28일 최고유라시아경제위원회(SEC) 정상회의에서 CKU 철도 건설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CKU 철도 연결로 중국의 일대일로 프로젝트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과 중앙아시아·유럽을 육로와 해상으로 연결하는 일대일로 개척에 공을 들였으나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럽으로 향하는 철도 노선 계획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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