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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 삼성그룹 시총 88조원 증발…짐 싸는 동학개미

삼성전자만 69조원 줄어…SK·카카오그룹도 부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2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호텔에 도착한 뒤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주 삼성그룹 주의 시가총액이 증시 부진에 올해만 88조 원 가량 증발했다. 시총 상위 그룹인 SK(034730)카카오(035720)도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6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삼성그룹 23개 종목의 시총은 641조 957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30일 기준 시총이 729조 8448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반기가 지나기도 전에 87조 8873억 원이 감소한 것이다.

월말 기준 삼성그룹 시총은 지난 1월부터 5개월 연속 내림세다. 올해 1월 말 672조 5676억 원으로 전월 대비 급감한 삼성그룹 시총은 2월 666조 1128억원과 3월 658조 9734억 원, 4월 649조 6547억 원, 5월 648조 977억 원으로 계속 하락했다.

삼성그룹 시총은 지난해 10월 5일(687조 1462억 원) 10개월 만에 700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가 지난 1월 12일 731조 7147억 원까지 오르며 회복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 8거래일 만인 1월 24일(699조 7천221억 원) 다시 700조 원 밑으로 내려가고 나서는 반등하지 못하고 630조∼650조 원대를 맴돌고 있다.

지난달 12일에는 622조 2107억 원으로 내려앉으며 2020년 11월 17일(621조 2598억 원) 이후 1년 6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월 11일(825조 7700억 원)과 비교하면 무려 203조 5593억 원이 사라진 셈이다. 이에 따라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에서 삼성그룹이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말 33.1%에서 꾸준히 줄면서 지난 3일 30.7%를 기록해 2.4%포인트 감소했다.



이처럼 그룹 시총이 줄어든 것에는 그룹 소속 종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005930)가 부진한 영향이 크다. 지난해 12월 7만 8300원이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 3일 6만 6800원으로 14.7% 하락했다. 이 기간 삼성전자의 시총은 68조 6525억 원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우선주(-15.4%·9조 517억 원), 삼성SDI(006400)(-13.1%·5조 9137억 원), 삼성에스디에스(018260)(-6.4%·7737억 원), 삼성전기(009150)(-24.3%·3조 5853억 원) 등도 동반 하락하며 시총 감소에 일조했다.

시총 3위인 SK 그룹의 25개 종목 시총은 지난 3일 기준 175조 4456억 원으로, 지난해 말(212조 1615억 원)보다 36조 7159억 줄었다. SK하이닉스(000660)(-18.3%·17조 4721억 원), SK이노베이션(096770)(-5.5%·1조 2021억 원) 등의 주가가 하락하며 그룹 시총이 왜소해졌다.

같은 기간 카카오 그룹도 109조 1323억 원에서 75조 3977억 원으로 33조 7346억 원 줄었다. 대표 종목인 카카오(-23.8%·12조 924억 원)와 카카오뱅크(323410)(-30.3%·8조 4364억 원), 카카오페이(377300)(-38.4%·8조 7719억 원) 등의 낙폭이 모두 컸다.

국내증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중앙은행의 공격적 긴축 우려, 우크라이나 사태가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등 악재가 뒤얽히며 움츠러들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거시 경제 환경이 부침을 거듭할 것이라면서도, 상반기에 과도하게 반영됐던 공포 심리가 완화하며 주가가 하락 폭을 일부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및 유가가 이미 고점을 기록했다는 평가가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 봉쇄에 대한 우려도 일정 부분 완화하고 있다"며 "과거 주식시장은 고점 대비 20% 하락한 이후 60일 이내에 하락 폭의 40∼50%를 되돌리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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