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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기업대출 올해만 32조↑…9월의 시한폭탄

5월 말 기업대출 잔액 668조원

증가분 77% 소상공인 등 중기대출

IIF, 한국 GDP대비 가계부채 비율 36개국중 1위

한 시중은행의 출입구. 연합뉴스




올 들어 5대 은행의 가계대출이 8조 원 가까이 감소한 데 반해 기업대출은 32조 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상공인을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이 증가분의 77%를 차지해 9월 코로나 대출 만기 연장, 상환 유예 종료 이후 부실이 수면 위로 올라올 경우 우리 경제의 뇌관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6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5월 말 기준 기업대출 총잔액은 668조 6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 말과 비교해 5개월 새 32조 1750억 원이나 늘었다. 이 가운데 약 77%(24조 6168억 원)는 중소기업(소상공인 포함) 대출이 차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7조 9914억 원 줄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 금리가 더 뛰고 소상공인을 위한 금융 지원이 끝나면 급증한 기업대출 가운데 일부에서 연체 등 부실이 나타나고 금융·경제 시스템의 위험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6일 금융통화위원회 간담회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를 때마다 가계 부담이 3조 원, 기업 부담은 2조 7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영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 취약 계층 위험에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10월부터 ‘소상공인·자영업자 새출발기금(가칭)’을 설립해 최대 30조 원의 부실 우려 채권을 매입한 뒤 채무 조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은행들도 파격적인 조건의 연착륙 프로그램을 내놓는 등 선제적으로 건전성 관리에 나서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뤄진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조치는 116만 5000건(291조 원)이다. 잔액 기준 70만 4000건(113조 4000억 원)에 이른다.

한편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가계부채가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주요 36개국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은 104.3%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레바논(97.8%), 홍콩(95.3%), 태국(89.7%), 영국(83.9%), 미국(76.1%), 말레이시아(72.8%), 중국(62.1%), 일본(59.7%), 유로 지역(59.6%)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만 가계부채가 GDP를 웃돌았다.

경제 규모를 고려한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이나 증가 속도도 최상위권이었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1분기 현재 116.8%로 홍콩(281.6%), 레바논(223.6%), 싱가포르(163.7%), 중국(156.6%), 베트남(140.2%), 일본(118.7%)에 이어 일곱 번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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