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 배우자로서 공개 활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김 여사는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 67회 현충일 추념식에 윤 대통령과 동반 참석했다. 김 여사는 왼쪽 가슴에 흰색 행커치프를 단 검은색 정장 차림에 우비를 입었다. 김 여사는 현충탑에 직접 분향한 데 이어 추념식 내내 윤 대통령 옆자리를 지켰다.
김 여사가 비에 젖은 윤 대통령 옷깃과 바지를 손수건으로 닦아주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도 김 여사 풀어진 우비 단추를 대신 채워주기도 했다.
김 여사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 차츰 보폭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현충일 추념식 직후에는 윤 대통령과 함께 서울 강동구 중앙보훈병원을 방문해 입원 치료 중인 국가유공자들을 위로했다. 윤 대통령은 준비해 간 위문품을 유공자들에게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 모습을 뒤에서 지켜봤다. 앞서 김 여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당시 ‘올림머리’ 차림으로 영접에 나선 뒤 답례 선물을 직접 준비했고, 청와대 개방 기념 열린음악회도 시민들과 함께 관람했다.
김 여사 주변에서는 이날 현충일 추념식 참석 의미가 남다르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국가 기념일 행사에 윤 대통령 내외가 '부부 동반'으로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김 여사의 적극적인 행보를 예고한다는 것이다. 앞서 김 여사는 자신이 운영해온 전시 기획사 코바나컨텐츠에서도 지난달 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대통령 배우자로서 활동을 염두에 둔 준비 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온 이유다.
다만 대통령실은 보훈병원 방문 등 행보가 “전례에 따른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앞서 문재인 전 대통령도 취임 첫해인 2017년 현충일에 김정숙 여사와 함께 같은 병원을 찾아 유공자들을 위문한 바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청사 5층 집무실이 김 여사 전용 집무실로 쓰일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5층 집무실을) 접견실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김 여사가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용도 접견실로 쓰이는 차원”이라며 “(김 여사) 전용 공간이나 (영부인 전담) 제2부속실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 관계자는 향후 김 여사의 공개 행보와 관련해선 “한미 정상회담 때도, 이번(현충일 추념식)에도, 주요 행사에는 계속 나오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부속실 내에 김 여사의 행사가 있을 때 같이 돕고 지원하는 인력이 2~3명 있다. 더 늘어났다거나 다른 형태의 전담 식으로 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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