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과도하게 반영됐던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 심리가 완화되며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지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특히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의 새로운 공개 발언이 금지되며 시장도 안정세를 찾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저점을 다진 후 2700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는 전주 대비 32.6포인트(1.24%) 오른 2670.65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달 25일 2700선이 무너진 후 1달 동안 2500~2600선의 ‘박스피’를 오가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4일 2670선까지 반등에 성공하며 27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코스닥 역시 전주 대비 17.54포인트(2.01%) 오른 891.51에 마감하며 900선을 앞두고 있다.
굳어있던 투자 심리가 점차 완화되며 이번 주 코스피가 2700선을 뚫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물가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이 발표한 4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3%로, 40년 만의 최대 폭이었던 3월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6.6%)보다 줄어들었다. 앞서 AP통신은 전년 동월 대비 PCE 가격지수 오름폭이 둔화한 것은 2020년 11월 이후 처음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 코스피가 2600~2720선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완만하게나마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고용이 둔화될 징후가 조금씩 나타나면서 연준의 긴축적 통화정책의 강도가 약화될 거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6~7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각각 0.5% 포인트씩 인상하는 경우 연말 목표치가 근접해진다”고 덧붙였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도 “코스피는 4월 말 급락 이전인 2700선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5월 저점 확인 이후 외국인 투자자 매도세 약화 등으로 안도 랠리가 이어지는 중이다”고 설명했다.
원유 증산에 따라 국제 유가 안정이 기대되는 것 역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2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플러스(+)가 정례 회의를 열고 원유 증산을 합의한 바 있다. OPEC+는 7~8월 하루 64만 8000 배럴 규모를 증산하기로 했는데, 이번 증산량은 기존 방침보다 50%가량이 많은 양이다.
다만 아직까지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점이 지적된다. 특히 외국인투자가의 매도세가 여전히 약해 상승 탄력이 둔화된 상태라는 분석이다. 또한 완전히 풀리지 않은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 역시 부담 요인이다. 3일(현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며 직원을 10%가량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테슬라(9.22%), 리비안(5.48%) 등 전기차 업체 대부분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악재성 재료가 유입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전장보다 304.16포인트(2.47%) 밀린 1만 2012.73으로 거래를 마치기도 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머스크의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표명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며 “한국 역시 (미국 증시의) 목표주가 하향 조정 등의 영향으로 화요일 시장에 부담을 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은 인덱스 대신 낙폭이 과대한 개별 종목 위주로 접근하는 적이 좋은 전략이라는 판단이 나온다. 선제적으로 차기 주도주를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삼성증권은 향후 국내 시장을 주도할 종목으로 자동차, 2차전지 등 모빌리티 관련주를 제시했다. 신 연구원은 “자동차 부품 수급 부족과 운송비 급등으로 실적이 부진했지만, 현재 역사적 저점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하고 있다”며 “밸류에이션은 바닥인데, 공매도 잔고가 많아 숏커버가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공략하는 것 역시 좋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 역시 관심 업종으로 자동차, 인터넷,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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